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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7선 안착·환율 급등에도 방산·조선·플랫폼 질주…카카오·현대로템·펩트론 ‘기대감 파장’
경제

2,977선 안착·환율 급등에도 방산·조선·플랫폼 질주…카카오·현대로템·펩트론 ‘기대감 파장’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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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무더위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던 6월 19일, 서울의 주식시장은 외풍과 불확실성 위에 다시 한 번 나아갈 용기를 내보였다. 코스피지수는 2,977.74에 안착하며 전장 대비 0.19% 올라 나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나, 원화의 큰 폭 약세와 중동의 긴장 고조는 투자자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장초반 2,989선을 넘보던 코스피는 강한 경계매물에 부딪혀 3,000 앞에서 머뭇거렸고, 시장 전체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퍼졌다.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0.8원 치솟아 1,380.2원까지 올랐다. 5월 말 이후 최고치로, 이 거센 환율 흐름은 외국인 매도를 자극하며 시장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줬다. 세계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에 안도했으나, 미국이 이란을 겨냥한 군사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글로벌 긴장감은 더욱 짙어졌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위기와 기대의 공존 속에서, 시장의 주체들 또한 명암을 달리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3,510억 원을 순매수하며 흔들리는 지수의 든든한 받침이 됐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73억 원, 3,016억 원을 매도했다. 선물시장에선 외국인이 2,499억 원을 처분하며 방어적 태세를 보였다. 한 달 누적으론 외국인이 4조 8,475억 원을 순매수하며 꾸준한 매수 흐름을 보였으나, 이날의 급격한 원화 약세 앞에서는 답보를 나타냈다.

 

국면을 바꾼 것은 업종별 강한 순환이었다. 방산과 조선 대표주들이 연이어 두각을 드러냈다. 현대로템은 7.89% 급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상승 반열에 합류했다. HD현대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 등도 장밋빛 기대와 함께 오름세를 그렸다.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방산 수요 확대와 해상 운송 부문의 성장 기대를 동시에 자극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플랫폼 업종에서도 존재감이 컸다. 카카오는 9.42% 급등하며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네이버 역시 상승세를 지켜내며, 플랫폼 경쟁력에 대한 신뢰가 다시 힘을 받았다. IT서비스, 섬유의류, 건설 업종 등도 동반 랠리에 참여했다. 반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일부 대형주는 차익 매물이 집중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약세로 돌아섰고, 외국인의 수급 변화는 이 종목군의 추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코스닥시장 역시 잔잔한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782.51로 0.36% 상승하며, 특히 바이오와 유전자 치료, 콘텐츠 업종의 선전이 도드라졌다. 펩트론은 7.95%, HLB 등은 5% 이상 올랐다. 정책 지원의 수혜가 예상되는 K-콘텐츠 미디어주들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그 사이에서도 일부 성장주는 하락 마감, 시장의 온도차를 드러냈다.

 

시장 거래대금은 코스피 13조 7,520억 원, 코스닥 7조 5,380억 원으로 늘어, 자금 유입과 투자 열기를 방증했다. 방산주, 조선주, 플랫폼·미디어주의 동반 질주와 달리 전통 주도주인 반도체·배터리주는 조정 받으며 투자자별 전략 차이가 묻어났다.

 

이번 장세는 불확실성 속 개인의 적극적 매수와, 업종별 순환 움직임이 조화를 이뤘다. 방산과 조선, 플랫폼, 바이오, 미디어 콘텐츠가 새로운 강세의 물결을 형성했고, 환율과 중동 리스크, 외국인 수급 변화는 여전히 경계의 시선을 요구했다. 투자자와 기업 모두 앞으로 미국의 대이란 정책과 환율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시점이다. 시장은 여름밤 뚜렷한 방향을 기다리며, 서로 다른 희망과 긴장을 품고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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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현대로템#펩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