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재단, K바이오와 협력논의”…국제보건 투자 새 판 짠다
게이츠재단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국제보건 분야 전략 재편과 R&D 협력을 논의했다. 생명과학 연구개발이 감염병 등 글로벌 헬스 이슈 선제 대응의 열쇠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번 논의는 한국의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연결에 산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게이츠재단의 본격적 투자와 협력 모델 확대가 글로벌 백신·치료제 경쟁 구도를 흔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20일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 라이트재단에 따르면, 게이츠재단 국제보건 부문 트레버 문델 회장과 라이트재단, 국내 제약바이오 7개 기업 대표들은 서울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백신, 치료제, 진단기기 개발 및 실행 방안 등을 집중 협의했다. 라이트재단은 게이츠재단, 보건복지부,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 등 국내외 주요 파트너가 2018년 공동 설립한 조직으로, 현재까지 중저소득국 보건격차 해소를 위한 73개 R&D 프로젝트에 누적 1189억원을 지원했다.

이번 논의에서 트레버 문델 회장은 국제 보건 위기에서 한국 R&D와 생산 역량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며, “한국과의 파트너십은 글로벌 공중 보건 혁신의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국내 참여기업으로는 바이오니아, 유바이오로직스, LG화학, 노을, 에스디바이오센서, SK바이오사이언스, 쿼드메디슨 등이 포함됐다.
게이츠재단과 한국 기업의 합작 파트너십은 백신 원천기술, 신속 진단기기, 감염병 치료제 개발 등 첨단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국제 보건의 선제적 투자와 각국 정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치료제·진단 혁신의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 정부, 영국 정부, 세계보건기구(WHO) 등도 글로벌 감염병 대책 파트너십에서 한국의 백신·진단 산업을 주요 축으로 주목하는 분위기다. 데이터 표준화·임상 네트워킹 등 글로벌 협력환경 조성은 미국 NIH, 영국 GAVI, 유럽 이노바티브메디신스 이니셔티브(IMEI) 사례와 비교할 때 한국 모델만의 특징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 기반 글로벌 보건 협력은 민간·정부·비영리기관이 연계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지난해부터 규제투명성 원칙(WHO PQ, FDA 긴급사용 등)과 윤리적 연구지침을 선제 적용해, 데이터 접근·활용 이슈를 사전 점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R&D 파트너십에 한국 기업이 적극 참여하는 기조가 감염병 대응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회동이 한국 바이오 산업이 국제보건 생태계 중심축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혁신과 제도개선, 다자협력의 삼박자가 산업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