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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이글 작렬”…리하르트 테더, 디오픈 극적 진출→에스토니아 최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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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이글 작렬”…리하르트 테더, 디오픈 극적 진출→에스토니아 최초 기록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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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홀 앞에선 평정심을 유지하려 했으나, 연장전 무대에 들어서며 손끝이 떨렸다. 수십 년의 역사가 한순간에 쏟아진 긴장 속에서 리하르트 테더는 단 두 번의 샷에 모든 걸 걸었다. 웨스트 랭커셔의 바람 속, 결국 테더는 골프 인생의 극적인 순간을 완성했다.

 

2일 영국 웨스트 랭커셔 골프클럽에서 치러진 디오픈(브리티시 오픈) 최종 예선에서 리하르트 테더는 연장전 이글로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번 결과로 테더는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릴 제153회 디오픈 무대 입성을 확정했다.

“연장 이글 작렬”…리하르트 테더, 디오픈 극적 진출→에스토니아 최초 기록 / 연합뉴스
“연장 이글 작렬”…리하르트 테더, 디오픈 극적 진출→에스토니아 최초 기록 / 연합뉴스

특히 이번 기록은 에스토니아 국적 골퍼 최초의 디오픈 출전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경기 내내 테더는 특유의 집중력과 침착함을 유지했다.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티샷이 페널티 구역에 빠지는 위기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이로 인해 2타를 잃으며 상위 5위권이 흔들리는 듯했던 순간, 추가 4명의 선수와 두 장의 티켓을 두고 극한의 연장전에 들어갔다.

 

운명의 연장 18번 홀, 테더는 두 번째 샷으로 홀을 집어넣으며 이글을 만들어냈다. 극적인 승부 끝에 단 두 번의 샷으로 디오픈행을 확정지었다. 아마추어 세계랭킹 91위의 그는 자신을 향한 응원과 기대에 보답하는 듯 담담한 소감을 남겼다. “모든 걸 가진 기분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디오픈에서 겨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 무대에 어울리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집에 돌아가 대회 준비를 할 생각에 무척 설렌다”며 벅찬 감정을 전했다.

 

같은 날 예선에선 리 웨스트우드, 루카스 허버트, 딘 버미스터 등 LIV 골프 소속 선수들도 본선행을 확정해 의미를 더했다. 에스토니아는 인구 137만 명에 골프장이 10개에 불과한 비주류 국가는 물론, 세계 랭킹 2천위 밖 프로 두 명만 보유한 무명의 땅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테더의 진출은 에스토니아 골프 계보에 새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테더는 이제 북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무대에 서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디오픈은 오는 17일부터 나흘 동안 로열 포트러시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에스토니아 골프의 기적, 그 결실을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에 조용한 설렘이 번지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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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테더#디오픈#에스토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