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3.78% 급락”…인텔, 부진한 실적에 시총 1,699억달러로 하락
반도체 업계가 고질적인 성장 정체 기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인텔의 주가와 시가총액이 동반 하락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반도체 대표주자인 인텔이 10일(현지시간) 기준 전장 대비 3.78% 하락한 36.37달러에 정규장을 마치며 업계 전반의 불안 기조가 가중되는 모양새다. 투자자들은 기술 변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잇단 실적 부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인텔의 주가 하락은 이날 시가 38.46달러에서 시작해 장중 39.65달러까지 올랐다가, 저가 36.30달러까지 내려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 끝에 이뤄졌다. 총 거래량은 1억 8,306만여 주, 거래 대금은 약 68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인텔의 시가총액은 1,699억 달러, 한화로 약 242조 4,884억 원 수준이다. 지난 52주 동안 최고가는 38.68달러, 최저가는 17.67달러로, 최근 들어 가격대가 다소 폭넓게 움직이는 추세다.

주요 재무 지표에서도 인텔의 고전이 두드러진다. 주당순이익(EPS)이 -3.58달러로 집계되며 손실을 기록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3배, 주당순자산(BPS)은 22.36달러인데, 수익성 지표인 PER은 아예 산출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성장 산업으로 꼽혀온 반도체 분야마저 실적 악화로 흔들리는 흐름에 주목하면서, 중장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규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인텔 주가가 다시 한 번 1.92% 하락(35.67달러)하는 등 부정적 온기가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공급망 재정비,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많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도 실적과 투자 확대 모두에서 신중 모드에 들어선 분위기다. 인텔뿐 아니라 국내외 주요 팹리스·파운드리 업체 전반에서 인건비, 재료비 부담 가중, 글로벌 전방 수요 둔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단위에서 반도체산업지원법(CHIPS Act) 등 산업 진흥책을 지속하고 있지만(인텔 등 대형업체 중심), 당분간 기업 신용 리스크 관리와 기술력 경쟁이 당면 과제가 될 전망이다.
김태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 실적 개선을 통한 투자심리 회복이 핵심 변수로 작동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반도체 공급망·기술 투자가 모두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각국 정책과 주요 기업의 중장기 전략 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따지고 있다. 정책과 시장의 속도 차를 어떻게 좁힐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