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 3실점 멈춰선 시간”…벨라스케즈, 롯데 새 외인 연속 흔들→마운드 고민 커져
비 내리는 잠실의 밤,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에 선 벨라스케즈는 누구보다 무거운 표정이었다. 5회, 직구가 한계에 다다르자 관중의 숨도 동화한 채 롯데는 추가 실점의 부담을 안았고, 외국인 투수의 이름값이 묻힌 순간이었다. 잇따른 난조로 무뎌진 턱 끝 긴장감이 후반기 순위 싸움의 현장을 지배했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맞대결에서 롯데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에게 선발을 맡겼다. 151㎞를 넘나드는 힘 있는 직구로 3회까지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벨라스케즈는 경기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4회와 5회 들어 제구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4회 오스틴 딘에게 내준 안타를 병살타로 견제하며 잠시 난관을 넘겼지만, 2사 후 볼넷과 2루타로 흔들리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5회 들어서는 선두타자 안타와 볼넷, 이어진 2타점 적시타로 실점이 늘었다. 벨라스케즈는 이날 92구를 던지며 5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에 그쳤고, 6회 마운드를 정현수에게 넘겨야 했다.
이로써 벨라스케즈는 KBO리그 데뷔 후 두 경기 연속 조기 강판과 3실점 이상의 투구를 기록했다. 지난 1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3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안으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불과 두 번의 등판이지만, 강한 직구에 비해 결정구의 날카로움과 안정감, 위기 관리 능력에서는 숙제가 남았다.
롯데는 시즌 후반기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기 위해 10승을 기록한 터커 데이비슨을 대신해 벨라스케즈 영입이라는 강수를 꺼내 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8승, 올 시즌 클리블랜드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로 선전했던 경력에 기대가 쏠린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국 무대 적응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후반기 치열해질 순위 경쟁 속에서 마운드 운용에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벨라스케즈의 조기 반등이 롯데 가을야구 희망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비 내린 잠실 밤, 한껏 굳어진 투수의 표정과 조용한 관중석, 롯데의 선택은 팬들에게 또 한 번의 긴장을 남겼다.
레인코트에 젖은 공, 고요한 눈빛, 인내의 숨결. 오늘 경기는 기록을 넘어 롯데의 다음 선택을 묻고 있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마운드 변화와 벨라스케즈의 부활 여부는 다가올 경기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