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30호포의 위엄”…오타니 쇼헤이, 김혜성과 투타 쌍끌이→다저스 54승 질주
스포츠

“30호포의 위엄”…오타니 쇼헤이, 김혜성과 투타 쌍끌이→다저스 54승 질주

정하준 기자
입력

차가운 도시의 저녁, 내야 위를 가른 힘찬 홈런포에 관중들의 숨결이 깊어졌다. 오타니 쇼헤이의 배트 끝에서 발아된 시즌 30호 아치, 그 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의 푸른 잔디는 한시도 가라앉지 않았다. 유격수 김혜성의 발길마다 그라운드는 한층 촘촘한 안정감으로 채워졌다.

 

2일(한국시간) 열린 LA 다저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맞대결에서 오타니 쇼헤이와 김혜성, 그리고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를 증명했다. 오타니는 4회말, 시속 116마일에 달하는 대형 솔로 홈런을 그려내며 5년 연속 메이저리그 30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아시아 출신 타자가 쓴 새 역사이자,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 선두 굳히기의 신호탄이었다.

김혜성(LA 다저스) / 뉴시스
김혜성(LA 다저스) / 뉴시스

1번 지명타자 오타니의 맹활약과 더불어 김혜성 역시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수비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로 아쉬웠지만, 민첩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판단력으로 내야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김혜성의 타율은 0.383에서 0.369로 내려갔다. 다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수비 집중력과 성장세에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선발 마운드에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올랐다. 7이닝 3피안타 1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시즌 8승(6패)째를 수확, 다저스 투수진의 버팀목으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야마모토의 안정감과 오타니의 대포, 내야 김혜성의 탄탄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결과 다저스는 54승 32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다시 한 번 굳혔다.

 

경기 초반 1회부터 이어진 집중타와 효과적인 점수 관리, 이후의 수비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김혜성은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 삼진, 포수 앞 땅볼에 그쳤으나 실점 위기마다 매끄러운 연결 플레이를 선보였다. 오타니의 홈런은 다저스 팬들에게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고, 야마모토의 빠른 이닝 운영도 박수받았다.

 

관중들은 오타니의 홈런 때마다 환호를 아끼지 않았고, 김혜성이 수비에서 보여준 활약에도 축하의 박수를 쏟아냈다. 미국 현지 언론과 메이저리그 전문가들 역시 이번 경기가 보여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동반 활약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선수층의 깊이와 전략적 밸런스, 그리고 신뢰를 등받은 세대 전환의 모습이었다.

 

다저스는 이번 승리로 샌디에이고와의 승차를 8경기로 벌렸다. 시즌의 반환점을 돌아선 지금, 오타니의 파워, 김혜성의 성장, 그리고 야마모토의 꾸준함은 다저스 후반부 대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관중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의 무대 위에서 오타니, 김혜성, 야마모토가 함께 그려내는 한여름 밤의 서사는 오래도록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전망이다. LA 다저스는 3일 같은 장소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차전을 진행한다. 새로운 기록과 이채로운 활약이 이어질지, 시즌 후반부의 뜨거운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정하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오타니쇼헤이#김혜성#다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