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첫날 임성근 4시간 조사”…과실치사 혐의 집중 추궁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긴장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2일 순직해병특검이 수사개시 첫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직접 소환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해병특검팀은 이날 현판식 이후 임 전 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약 4시간에 걸쳐 조사하며 과실치사 혐의에 집중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오후 2시부터 대구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임상규 검사가 직접 조사에 나섰으며, 주요 쟁점은 실종자 수색 작전 당시 안전대책 마련 부실, 구명장비 지급 미비, 위험성 평가 방해 등이었다. 특검은 “수중수색 언론보도 사진을 보고도 무리한 작전을 만류하지 않았다”는 점 등 구체적인 과실치사 혐의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민감한 질문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선택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측근과의 구명 로비 의혹, 사건 직후 허위 보고 의혹 등 추가 혐의에 관한 질문 역시 일부만 답했다. 아울러 그는 조사 종료 후 기자들 앞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구명 로비 등에 대해 소명했고, 진술이 필요 없는 부분은 하지 않았다. 다음 조사 일정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자신의 휴대전화를 특검에 제출했으나, 비밀번호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전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향후 추가 대면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채상병에 대한 무리한 수색작전을 지시,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지급을 하지 않은 혐의로 피의자 신분에 놓였다.
한편, 앞서 경북경찰청은 약 1년간의 수사 끝에 임 전 사단장에게 과실 책임을 묻지 않는 결정을 내렸으나, 고인의 유족이 이의를 제기해 대구지검이 재수사해 왔다. 이번 특검 수사 개시로 임 전 사단장의 법적, 도의적 책임 여부가 다시 쟁점으로 대두됐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추가 소환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임 전 사단장은 조사에 앞서 “도의적 책임은 통감하지만, 수중수색 지시는 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나 이종호 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정치권과 시민 사회는 이번 특검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채상병 순직 사건과 특검 수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정치권은 이번 특검 조사를 놓고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며, 특검은 조만간 임 전 사단장을 다시 불러 나머지 혐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