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등 120번, 분노 맞섰다”…한문철, 블랙박스 반전→보복운전 정의 뒤흔든 충격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한 한문철의 스튜디오는 어느새 차가운 빛과 뜨거운 감정이 교차하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는 블랙박스 영상 하나에 담긴 회색빛 교통 현실을 조명하며, 상식의 선과 분노의 실끈을 번갈아 꺼내 들었다. 사연자는 일상적인 퇴근길, 불쑥 다가온 차선변경에 이어진 뒷차의 상향등 세례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120여 회 넘게 번쩍인 상향등은 도로 위 단순 신호를 넘어 심리의 경보음이 돼 버렸다.
방송 출연진 역시 반복된 조명 공격에 “눈이 고통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내며, 누군가의 순간의 판단이 어떻게 분노의 연쇄를 부르고 마는지 생생히 전했다. 한문철은 교통법 적용의 모호함을 꼬집으며 “경적만이 아니라, 이와 같이 반복 상향등 점멸도 난폭운전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뒷차 운전자가 특수협박 혐의로 결국 기소된 현실은, 감정의 파고가 법의 이름 아래 어떻게 판단받는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마저 합의 권고로 일단락되면서, 사건의 무게는 도로 위 남는 긴 여운이 됐다.

흥미로운 반전은 또 있었다. 한문철이 확인한 추가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사연자 역시 차선변경과 진로방해가 있었음이 드러나며, 보복운전은 결코 일방적일 수만은 없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스튜디오의 공기마저 숙연해진 순간, 한문철은 “최종 결과가 정해지면 꼭 시청자분들께 다시 전하겠다”고 말하며 교통 갈등의 근본을 되짚었다. 어느 한쪽의 잘못만을 따지던 논의는, 쌍방으로 얽혀 있는 도로 위 현실로 확장됐다.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는 매주 월요일 저녁 시간대를 중심으로, 일상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교통 안전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이끌고 있다. 상향등 점멸, 보복운전, 그리고 복잡한 감정의 도로 위를 담아낸 이번 방송은 법과 현실, 그리고 사람의 심리 사이 경계에 서서 시청자들을 깊은 공감과 함께 고민 속으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