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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투혼으로 정상 도전”…유송규, 이틀 언더파 돌풍→선두 질주에 뜨거운 시선
스포츠

“37㎏ 투혼으로 정상 도전”…유송규, 이틀 언더파 돌풍→선두 질주에 뜨거운 시선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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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며 스윙을 준비하는 유송규의 표정에는 이전과는 또 다른 자신감이 어려 있었다. 오랜 시간에 걸친 다이어트와 부상 재활의 노력이 골프장 위에 새로운 가능성으로 피어났다. 2라운드를 마친 뒤에도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리한 그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응집력과 의지를 선명히 보여주었다.

 

23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에서 펼쳐진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2라운드에서 유송규는 또 한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풍과 까다로운 홀 배치에도 불구하고 유송규는 4언더파 67타를 기록, 전날의 3언더파 흐름을 이으며 이틀 연속 언더파이자 누적 7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에 도달했다. 경기 내내 일관된 루틴과 침착한 아이언 샷, 그리고 초반부터 꾸준하게 이어진 버디 퍼트가 수차례 관중석을 들썩이게 했다.

“37㎏ 감량 투혼”…유송규, 한국오픈 이틀 연속 언더파→단독 선두 질주 / 연합뉴스
“37㎏ 감량 투혼”…유송규, 한국오픈 이틀 연속 언더파→단독 선두 질주 / 연합뉴스

무엇보다 최근 37킬로그램의 몸무게를 감량한 사실이 현장에서는 오랫동안 회자됐다. 유송규는 “발목 부상 이후 체중을 줄이기로 결심했고, 저녁 6시 이후엔 식사를 삼가며 체력 회복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감량을 계기로 스윙 스피드와 체력 유지가 눈에 띄게 달라졌고, 짧은 백스윙과 흔들림 없는 임팩트로 경기 내내 꾸준함을 유지했다.

 

유송규는 “걷기가 예전보다 한결 편해 막바지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며 “상금 5억 원 못지않게 5년 시드와 디오픈 출전이 간절하다. 남은 라운드에서도 마음을 가볍게 먹고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날 2위에는 태국의 뽐 삭산신이 5언더파로 올랐고, 또 다른 태국 선수 사돔 깨우깐자나는 4언더파로 3위를 기록하며 해외파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유송규와 함께 이틀 연속 언더파를 이어간 선수는 삭산신, 깨우깐자나를 포함해 단 세 명뿐이다.

 

2017년 대회 준우승자인 김기환과 호주 출신의 제드 모건이 3언더파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마추어 김민수는 다소 주춤했으나 2언더파로 상위권을 지켰으며, 문도엽은 8번 홀 홀인원으로 5언더파 공동 16위까지 도약했다.

 

반면 컷 통과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미국투어 경력이 있는 배상문, 김민휘, 강성훈, 대니 리와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선두 김백준 등이 나란히 컷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민규 역시 2라운드 중 기권해 아쉬움을 더했다.

 

한 편의 서사로 남아가는 유송규의 도전에는 아직 끝이 없다. 37킬로그램 감량 투혼이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 5년 시드, 그리고 디오픈 출전권이라는 꿈과 만날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한국오픈 최종 우승자는 24일과 25일 3, 4라운드에서 가려진다.

 

하루를 의지로 살아온 사람의 땀, 묵묵히 쌓은 변화의 시간들이 그린 또 다른 이정표. 유송규의 나날들은 끝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질문이 돼 잔디 위에 남았다. 제67회 한국오픈 3, 4라운드의 결말은 24, 25일 라비에벨 컨트리클럽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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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송규#한국오픈#강원춘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