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오른 집념”…김현석, 김정선 제압→대통령배 최강부 우승컵 품었다
경기도 화성시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숨죽인 정적, 마지막 한 수를 남기고 모든 시선이 김현석에게 쏠렸다. 김해시장배 우승의 여운을 안고 다시 결승 무대에 선 김현석은 아마 바둑 랭킹 1위 김정선과 치열한 접전 끝에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결승전을 마무리하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조용한 감탄이 번져나왔다.
이번 제7회 대통령배 전국바둑대회에서 김현석은 김정선을 압도하며 최강부 우승을 차지했다. 앞선 전국대회 우승 후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기량을 증명한 김현석은, 이번 승리로 반드시 주목해야 할 신예 강자임을 입증했다.

우승으로 김현석은 300만원의 상금과 함께 2026년 제46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한국 대표 자격도 획득했다. 아마추어 바둑계의 새로운 흐름을 알림과 동시에 개인 통산 전국대회 2회 우승 기록을 세운 셈이다. 대회를 빛낸 또 다른 승자는 전국 여성최강부의 김수영으로, 정하음을 꺾고 대회 3연패 신화를 이어갔다.
대통령배는 프로와 아마추어 동호인, 학생 등 총 1천500명이 45개 부문에 참가해 전국 바둑인들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중고등부에선 정우석, 초등최강부에선 오세현이 각각 정상에 올랐다. 프로부에서는 변상일 9단과 이재성 5단이 결승행 티켓을 따내며 여전한 명실상부 프로들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프로부 결승은 18일 열릴 예정이다.
대회 개막식장에는 바둑의 전설 이세돌 9단이 대한바둑협회 홍보대사로 위촉돼 의미를 더했다. 이세돌은 바둑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창호 9단의 사인회에는 팬들이 길게 줄을 늘어뜨리며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뜨거운 경쟁과 세대를 허문 어깨동무, 그리고 그 위를 묵묵히 걸어온 선수들의 이야기는 바둑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의 승리와 위로를 더했다. 이번 대통령배 전국바둑대회 현장은 2026년 세계아마바둑선수권 준비의 서막이자, 국내 바둑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또 하나의 순간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