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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회생절차 돌입”…법원, 보전처분 결정에 OTT 시장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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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회생절차 돌입”…법원, 보전처분 결정에 OTT 시장 충격

박다해 기자
입력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인 왓챠가 법원의 보전처분 결정을 받으면서, 콘텐츠 정산금 지연 등 산업 내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난해 이후 OTT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투자사의 회생 신청을 계기로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판결을 ‘OTT 지속가능성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7부(부장판사 이영남)는 5월 24일 왓챠에 대해 포괄적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을 결정했다고 30일 공고했다. 이번 명령은 통상적인 회생 절차의 일부로, 법원이 신청 기업의 자산 및 현황을 공식 조사하는 단계다. 포괄적금지명령이란 회생 개시 결정 전까지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경매 등으로 기업의 권리 관계가 불안정하게 변동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로, 기업의 자산유동성이 사실상 정지된다.

이로써 왓챠는 이달 말 예정돼 있던 콘텐츠 정산금 지급이 불가피하게 연기될 전망이다. 파트너사들과 정산 체계가 불안정해지면서, 시장 내·외부 콘텐츠 공급망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왓챠 측은 지난주 파트너사에 정산 지연 가능성을 사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은 지난 8일 왓챠 투자사인 인라이트벤처스가 기업 회생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촉발됐다. 최근 왓챠는 4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상환이 어려웠고,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까지 겹치면서 신뢰도 하락이 가속됐다. 특히 OTT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본 조달-지급능력-자산보전’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과 웨이브,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다중 서비스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다. 왓챠는 독립적 서비스 브랜딩과 자체 추천 엔진 등 기술 차별화를 앞세웠지만,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비해 자금 경쟁력에서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등 해외 OTT도 유사한 구조조정 사례가 벌어지고 있어, 산업 내 ‘규모의 경제’ 격차가 심화되는 추세다.

 

법원의 포괄적금지명령과 보전처분 하에서는 신규 투자 유치 및 경영 정상화 여부에 따라 회생 계획 성패가 결정된다. 콘텐츠 저작권자, 유관 제작사 등 이해관계자의 법적 분쟁 가능성도 지속 거론되고 있다. 산업계는 왓챠 사례를 계기로, OTT 플랫폼의 자금 조달·지급 구조와 정책적 지원, 지배력 분산 방안 등에 대해 본격적인 재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OTT 산업 내 회생 사례가 늘며 특화 서비스 경쟁과 투자 심사 기준이 한층 엄격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산업계는 이번 보전처분 결정이 실제 서비스 안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구조조정 국면이 시장 전반에 어떤 방향성을 줄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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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포괄적금지명령#회생절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