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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뇌출혈 진단 골든타임 책임”…한림대, 강원도 의료격차 해소 신호탄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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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이 강원도 지역 의료 현장에서 응급 뇌출혈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전진평 신경외과 교수가 개발한 ‘AI 기반 뇌출혈 진단 및 원격 협진 플랫폼’은 신경외과 전문의가 없는 지역에서도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가능케 하는 첨단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강원도는 응급 수술이 가능한 병원이 4곳뿐이고, 전문의 공백으로 인해 ‘치료 가능 사망률’이 전국 최상위권에 해당했다. 이번 플랫폼은 AI 이미지 분석과 원격진료 시스템을 결합해 현장 의료진-전문의 간 실시간 진단 연계를 실현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지역 병원 응급실로 뇌출혈이 의심되는 환자가 이송되면, 컴퓨터 단층촬영(CT) 영상을 AI가 1분 이내 판독한다. 이어 신경외과 전문의가 2차로 진단 내용을 확인, 뇌출혈로 확정된 경우 즉시 초기 치료 방법 안내 혹은 이송·수술 절차를 지시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전체 판독 과정의 정확도는 95% 수준에 달하며, 이중 진단·권고 체계를 통해 진단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평균 응급 이송·치료 시간이 1시간 이상 단축됐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이 플랫폼은 인제, 양구 등 강원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2023년 6월까지 총 12명의 뇌출혈 환자가 원격 협진을 거쳐 치료를 받는 데 실질적으로 활용됐다. 이 중 10명은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했다. 대부분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곳에 거주해, 플랫폼이 없었다면 골든타임 내 적기 치료가 어려웠을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기존 지역 의료 시스템에서 신경외과 전문의 부재로 야기되는 ‘수술 절벽’ 현상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와 유사한 원격 뇌출혈 진단 및 협진 시스템은 미국, 일본 등에서도 일부 도입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역 기반 응급의료망에 AI를 이처럼 심층적으로 접목한 사례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다만 현재 현행법상 원격의료는 제한적 허용에 머물러 있어, 전문가들은 “실제 사업화나 전국 확산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 및 법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진평 교수는 “AI 원격협진 솔루션이 지역 의료공백 해소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의료 제도 간 균형 구축이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성장의 핵심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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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춘천성심병원#ai플랫폼#뇌출혈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