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시술 세계 정상”…서울아산, WEO 인증 3회 연속 달성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가 세계내시경협회(WEO)로부터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최우수 내시경센터’ 인증을 3회 연속 획득했다. 글로벌 의료계가 경기·정밀성을 요구하는 내시경 시술 분야에서 대규모 시술 경험과 높은 성공률, 임상연구·교육 프로토콜을 모두 인정받은 사례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국내 소화기 내시경 경쟁력의 분기점’이자, 의료 서비스 글로벌 표준화 움직임 가속의 신호로 보고 있다.
세계내시경협회의 ‘최우수 내시경센터’ 인증은 내시경 시술 건수, 성공률, 국제학술 논문 실적, 의료진 교육, 다기관 임상연구 등 5개 항목의 종합 평가를 거쳐 진료·교육·연구 전 분야 탁월성을 공식 인증하는 제도다. 전 세계 20개 기관만이 지닌 이 인증을 서울아산병원은 2015년, 2021년에 이어 2025년까지 세 번째로 받게 됐다. 5년마다 재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대규모 개별 성과와 지속적 역량 입증이 필수다.

1989년 센터 개소 이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는 상부·하부·췌담도 내시경 및 소화기 기능검사 파트를 포함해 누적 225만3000여 건의 내시경 시술을 기록했다. 연구진이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연간 8000건 이상의 내시경 역행성 췌담관 조영술(ERCP), 3000여 건의 점막절제·점막하박리술, 3500건 내외의 내시경초음파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임상 성공률을 달성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임상 경험은 곧 치료패턴 고도화와 새로운 표준 프로토콜 도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조기위암·대장암 등 소화관종양 내시경 치료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임상데이터 판도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한다. 내시경초음파(EUS) 등 고난도 검사의 정확성·안전성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18년부터 교수진이 주도한 국제 내시경초음파 교육 플랫폼(WISE)을 운영 중으로, 45세 이하 글로벌 젊은 의학자 대상으로 연 1회 체계적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올해까지 미국, 인도, 브라질 등 41개국 311명의 의료진이 참가하며 세계 의료진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이같은 플랫폼 운영 및 데이터 교류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 하버드 메사추세츠병원 등 유수의 글로벌 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실제 임상·연구·교육 연계의 실효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26년도 세계 최고 병원 순위 ‘소화기 분야’ 평가에서 세계 4위를 기록, 한국 의료기술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내시경 분야는 최근 치료 범위와 대상 질환 확대, AI 및 ICT 융합 진단기술 적용 논의까지 혁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미국 월터리드, 일본 국립암센터 등도 데이터 기반 내시경 진단·치료 최적화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으나, 시스템화된 전문 교육과 글로벌 다기관 임상 경험에서는 서울아산병원이 선도적 지위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 서비스의 데이터 표준화, 시술 안전성 향상, 진단프로토콜 신뢰도 확보 등은 앞으로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식약처 및 보건복지부 차원의 시술 가이드라인, 의료서비스 인증제도와 연동해 내시경 기술 상용화 및 국제 표준 규범 확립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센터 측은 “세계내시경협회 ‘최우수 내시경센터’ 인증은 다학제적 팀워크와 축적된 경험의 결정체로, 향후 진단·치료·교육 전반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내시경 중심의 소화기 질환 치료·진단 시장이 테크놀로지 발전과 맞물려 세계 의료산업 재편의 한 축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의료체계와 글로벌 표준화의 균형이 앞으로 ‘초정밀 진단 분야’ 혁신 경쟁의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