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스리런포 작렬”…최형우, 김광현 맞대결서→KIA 리드 견인
한순간의 정적을 무너뜨린 공은 커다란 아치로 인천 하늘을 가르며 날아갔다. 경기장의 숨막히는 균형을 깬 이는 다름 아닌 베테랑 타자 최형우였다. 그 순간, KIA 타이거즈 벤치는 환호성을 터뜨렸고, 광활한 외야는 홈런의 여운으로 가득찼다.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통산 10번째 '광현종'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SSG는 김광현, KIA는 양현종이 각각 선발 등판했다.

경기 초반은 두 좌완 에이스의 노련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4회까지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침착하게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승부의 균형은 5회초 깨졌다. 2사 1, 2루 기회에서 최형우는 김광현의 슬라이더 초구를 노렸다. 힘차게 맞은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서는 선제 3점 홈런이 됐다. 이 홈런은 최형우의 시즌 13호이자, 김광현을 상대로 한 통산 7번째 홈런 기록이다. 이 한 방으로 KIA는 3-0 리드를 잡았다.
최형우는 경기 후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보탬이 돼 기쁘다. 김광현과의 승부에서 집중력을 끝까지 발휘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SSG 홈팬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원정 팬들 역시 ‘최형우는 살아있다’며 환호했다.
이번 승부로 KIA는 SSG전에서 리드를 잡으며 시즌 순위 경쟁에 탄력을 받게 됐다. 두 팀 모두 남은 시즌 동안 치열한 순위 다툼을 이어갈 전망이며, KIA의 다음 경기는 23일 홈구장에서 이어진다.
인천의 여름밤, 기록된 아치는 단순한 승부를 넘어 팀과 선수의 의미를 담아냈다. 뚜렷한 경쟁과 사투, 그리고 남겨진 응원의 마음은 다시 구장의 불빛 아래 피어난다. KIA와 SSG의 새로운 역사는 시청자와 팬의 가슴 한켠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