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진, 무대 위 겹치는 청춘”…팬콘서트→아미와 초여름의 기억 속으로
고양의 저녁 하늘 아래, 방탄소년단 진이 다시 한 번 광활한 운동장을 가득 채운 아미의 함성과 마주했다. 수만 개 푸른 조명이 무대 위를 물들이는 가운데, 진은 잠시 눈을 감고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청춘의 진심과 시간을 노래했다. 함께 있는 순간이 온전한 추억이 돼 가는, 초여름 밤의 열기와 아미의 파동이 진의 목소리와 섞여 한순간도 머물지 않았다.
'#런석진_이피.투어'의 첫 무대가 28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이번 팬콘서트는 팬덤 아미, 방탄소년단 멤버들 그리고 진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들을 위해 스스로 '주인공'이든 '조력자'든 상관없다는 각오로 기획됐다. 마치 스핀오프 드라마 ‘달려라 석진’에 이어, 직접 세계 각지 팬 곁을 찾아간다는 메시지가 공연 타이틀에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진은 올해 세 번째로 고양종합운동장을 찾아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앞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특별 출연, 제이홉 솔로 투어 앙코르 함께 무대에 오르는 등 음악을 통해 여러 무대와 감동의 순간을 이었다. 여기에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병행하며 수많은 바람결처럼 바쁘게 살아가던 진은, 이번 팬콘서트를 통해 “더 가까이, 더 자주” 아미와 소중한 시간을 만들고자 하는 자신의 바람을 현실로 옮겼다.
공연의 문은 '러닝 와일드'와 '아윌 비 데어'로 감성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어 태권도복 차림으로 '슈퍼참치'를 부르는 독특한 무대, 팬들과 함께한 게임, 그리고 자유롭게 스스로를 내려놓은 진의 무대 매너가 밤 내내 이어졌다. 진은 “내가 배경이 돼도 좋다”는 듯, 무대를 채운 소박한 진심과 힘으로 아미와 순간순간 깊이 교감했다.
진의 미니 1집과 2집에 담긴 록 음악이 이번 투어에서 한층 더 빛을 발했다. 록은 그에게 도전의 무대라기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아미와 함께 숨 쉬고픈 음악의 언어였다. 그리고 무대 위, 방탄소년단의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버터' '소우주' '봄날'이 이어진 메들리는 마치 숨어 있던 본편의 감동을 다시 꺼내듯, 아미와 함께 달린 길고 깊은 추억을 하나하나 꺼내며 현장을 물들였다.
공연 내내 객석에서는 제이홉, RM, 뷔가 직접 진을 응원했고, 최예나가 '루저' 듀엣 무대에 올라 뜨거운 호흡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무대 위에 “더 많은 멤버와 함께하고 싶다”는 소망을 조심스레 꺼내 보이며, 팬들의 가슴에 또 다른 기대와 여운을 더했다.
진의 존재는 노래와 춤, 그리고 무대를 끊임없이 움직이는 자동사이자, 아미라는 특별한 목적어를 향한 타동사로 진하게 빛났다. 진이 손수 선곡한 '구름과 떠나는 여행'의 가사 “네 슬픔이 담긴 눈물이 비라면 / 기꺼이 적셔 다 가져갈게 / 새하얀 네 마음이 검게 물들지 않도록 / 시작의 그날처럼”은, 공연장을 찾은 모두의 감정을 투명하게 적셨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진은 일본 치바와 오사카, 미국 애너하임·달라스·탬파·뉴어크,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9개 도시에서 총 18회에 걸친 팬콘서트 투어의 대장정을 펼칠 예정이다. 29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진의 무대가 한 번 더 이어지며, 앞으로도 아미와 함께 음악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개성 넘치는 무대와 진의 따뜻한 다짐이 있었던 ‘#런석진_이피.투어’는, 여름밤 기억 속에 길게 남아 아미와 진 모두에게 또 다른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