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인가, 기꺼이 희생인가”…장동혁·윤상현, 국민의힘 쇄신 지목에 상반 반응
국민의힘 쇄신을 둘러싸고 갈등이 격화됐다. 당내 혁신위원회가 나경원, 장동혁, 윤상현 국회의원 등 1차 인적 쇄신 대상을 지목하자 장동혁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으며, 윤상현 의원은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맞섰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밝힌 쇄신안 제안에 지도부와 의원들이 엇갈린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당내 분위기는 더욱 팽팽하게 긴장되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다”며 해당 인사들에게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혁신위 측은 “당 혁신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발표 직후 당사자들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장동혁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오발탄”이라며 반발,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무작정 여기저기 다 절연하자고 한다. 국민의힘마저 절연하면 그분들(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은 누가 지켜줄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선거 때는 도와달라 사정하고, 선거 끝나면 내쫓고, 소금 뿌리고, 문 걸어 잠그고, 얼씬도 못 하게 한다. 그것을 ‘혁신’으로 포장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장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마음 떠나간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더니 거취를 표명하란다. 지금 거취를 표명해야 할 사람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라며 “윤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게 묻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는 장 의원이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운동을 펼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국회로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한 뒤 ‘극악한 해당 행위’라는 윤 위원장 지적이 나온 데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윤상현 의원은 “저를 치십시오. 저는 당을 위해 언제든 쓰러질 각오가 돼 있다”며 “이 당을 살리고, 무너진 보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저는 언제든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어 “당과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이라면 그 어떤 희생도 두렵지 않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거취 표명은 하지 않았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의 역량 강화를 위한 충정으로 모든 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혁신 방안은 혁신위원회에서 충분히 숙의돼 이르면 비대위에 보고되고, 비대위에서 최종방안이 확정된다”고 했다. 혁신위 대상자로 지목된 나경원 의원은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 인적 쇄신안을 둘러싼 여론은 이미 확산되고 있다. 일부 당원과 시민들은 쇄신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낙인찍기식 인적 정리’라며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는 양상이다. 당내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비대위와 혁신위 간의 내홍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날 국회는 쇄신 대상 지목 당시 지도부와 혁신위원회의 시각차가 노골적으로 표출되면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국민의힘 내 계파 갈등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대위는 최종 혁신안 심의 후 인적 쇄신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