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안효섭, 눈빛에 감춰둔 고백→행복 위한 연기 여정에 성찰 남기다
서울 종로의 잡음 속, 안효섭은 한 편의 서정시처럼 말문을 열었다. 새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김독자라는 거대한 질문을 마주한 그는, 눈빛 깊은 감정과 구체적 몸짓으로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화려한 액션 뒤에 숨어 있던 고군분투와 동료들과의 진한 동지애, 그리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내밀함까지, 배우 안효섭의 표정에는 시청자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싱숑 작가의 판타지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그리고 지수가 실감 나게 펼친다. 실제로 액션의 점층적 발전에 대해 물었을 때 안효섭은 김독자의 불안정함을 세밀히 살리기 위해, 소위 ‘멋있음’의 강도를 조절했다고 고백한다. 6개월간 몸을 맞춘 수트는 결국 잠옷처럼 편해졌고, 거듭된 와이어 액션과 동료들과의 사투 안에서 매 장면마다 새로운 육체적·심리적 도전이 쌓여갔다.

촬영 내내 맞닿은 동료들의 열정은 그에게 경이로움으로 남았다. 벌어지는 사건마다 서로를 응시하며 힘을 이겨내는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그는, 동료들과의 교감에서 작업의 무게를 덜어냈다고 술회했다. 또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진우로서 마주한 목소리 연기는, 오롯이 자신의 마음을 영어로 쏟아낼 수 있는 후련함과 톤의 과장 안에 감추었던 욕망을 드러내는 시도였다. 그는 오로지 재미와 직감에 이끌리는 성격이라며, “좋은 기회가 있다면 할리우드 작품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내비쳤다.
안효섭이 자신을 지탱하는 유일한 무기로 꼽은 것은 바로 눈빛이다. 얼굴의 수많은 표정 중 바꿀 수 없는 유일함, 그 흔들림 속에 스스로의 서사를 담아낸다. 무수한 대본 속에서 그를 움직이는 것은 장르의 제한이 아니라, 마음이 끌리는 캐릭터와 서사의 울림이다. B급 장르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로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 도전정신, 그리고 배우로 남는 행복에 대한 집요한 갈구가 그의 고백에서 느껴졌다.
노력의 시간 속에서 지나온 10년을 돌아보고, 음악을 취미로 아껴둔 일에 후회는 없다는 그는, 배우 한석규가 건넨 “연기는 잘하면 더 재밌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자신의 연기 인생을 치열하게 확장시켜왔다. 영화를 통해 새로이 눈을 뜬 현장의 감동과 공들임의 미학은 그의 내면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무엇보다 명예나 인정보다 자신에게 떳떳한 삶, 그리고 작은 일상의 행복에 집중해 살아가는 가치가 더욱 크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차기작 ‘오늘도 매진했습니다’에서 화장품 회사 CEO이자 농부인 매튜 리로 분하는 안효섭은 도시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삶을 되돌아보는 휴식의 순간도 전할 예정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몽글몽글한 휴식과 따스한 위로,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여정의 의미를 고요히 나눈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7월 2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되며, ‘오늘도 매진했습니다’는 내년 SBS에서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