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500선 돌파”…외국인 3조 순매수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등
코스피가 2025년 10월 2일 단기간 내 연속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며 마침내 3,500선을 돌파했다. 불과 보름 전 3,400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이날 지수는 장중 3,565선까지 치솟으며 3,600선 근접을 시도했고, 종가는 93.38포인트(2.70%) 오른 3,549.21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와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가 상승장을 견인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날 하루 3조 1,388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661억 원을 더해 전체적으로 외국인은 3조 2,048억 원 규모를 순매수하며 압도적 매수 주체로 나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3조 658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690억 원 매도 우위였다. 연기금 매수세에도 불구하고, 기관 매도는 시장의 상승세를 제약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002/1759390565232_637759320.jpg)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주는 외국인 수급에 힘입어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5% 넘게 뛰며 9만300원에 도달했고, SK하이닉스는 12% 이상 오르며 40만4,500원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차, 기아,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역시 외국인 선호주로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방산 관련주로의 자금 집중을 구조적 성장에 대한 기대 심리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성장주·플랫폼주 등 일부 종목은 외국인 순매도 대상이 됐다. SK스퀘어, 로보티즈, 네이버, 삼성에스디에스 등이 대표적이다. 기관은 삼성전자우, LG에너지솔루션, 한화오션 등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고, SK하이닉스와 네이버 등은 매도했다. 이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투자 주체별로 전략 차이가 반영된 결과다.
이번 랠리에는 미국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원화 강세 등 매크로 환경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전략적 협력 체결 소식도 AI 인프라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임에도 1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매수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3분기에만 18조 원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국장 이탈'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탁금도 76조 원 선에 그쳐, 과거 강세장과는 달리 거래 현금 유입은 제한적이다. 상장주식 회전율도 0.58%로 연중 최저 수준에 가까워졌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전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되는 점은 현 지수 랠리의 탄탄함을 보여준다”며 “다만 외국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장세의 구조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코스피 연말 상단을 3,800선까지 열어두고 있지만, 개인의 복귀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추가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신고가 랠리가 구조적 성장 신호인지, 단기적 외국인 수급에 따른 반짝 강세인지에 대한 경계심도 유지되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과 시장 추이는 미국 연준의 금리결정 및 국내 대형 IT 기업 실적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