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L 콜레스테롤 절반 낮추면”…국내, 심혈관질환 사망 24% 감소 확인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관리가 심혈관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실질적으로 높여줄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가 국내에서 제시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은 국내 심근경색 환자 6248명을 5년간 추적·분석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의 절대·상대적 변화와 주요 심혈관사건 발생 위험 간의 상관관계를 도출했다. 업계는 이번 연구가 심근경색 환자 재발 방지 및 사망률 저감에 있어 LDL 콜레스테롤 집중 관리가 핵심이라는 점을 실증적으로 밝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초진(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출 경우, 그렇지 못한 환자군에 비해 심근경색 재발 및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가 24% 더 낮게 나타난 것이다. 또한 LDL 콜레스테롤 절대 수치를 구간별(55~69, 70~89, 90 이상 등)로 나눠 분석한 결과, 중간 구간(55~89㎎/dL)에서 위험이 가장 낮았다. 특히 사망 위험 발생률은 74㎎/dL에서 최저치를 보였으며, 그 이하로 LDL 콜레스테롤이 떨어질 경우 위험이 오히려 다시 상승하는 ‘J자형 곡선’ 패턴이 포착됐다.

LDL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주요 물질로, 그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국내 진료지침은 유럽심장학회 권고안을 반영해 심근경색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조절 목표를 ‘기저치 대비 50% 이상 감소 및 55㎎/dL 미만 도달’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 개별 특성, 약제 부작용, 검사 미실시 등으로 목표 달성이 저조한 상황이다.
연구 결과,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저치 대비 50% 이상 낮아진 환자는 전체의 40% 미만에 머물러, 약 60%가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현실을 반영할 때 과도한 저감(55㎎/dL 미만)보다는 70㎎/dL 수준의 목표 설정이 합리적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진료지침에서는 환자 중증도나 동반질환에 따라 맞춤형 목표치 범위를 두고 있는 추세다.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LDL 콜레스테롤 관리의 임상적 한계와 최적 목표치 설정의 필요성을 동시에 시사한다. 식약처의 치료약제 허가, 건강보험 급여 기준 등 제도적 뒷받침과 더불어 정기적 검사를 통한 환자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된다. 의료현장에서는 권고안 수준의 엄격한 목표치가 현실적으로 도달 가능한가, 환자의 예후 개선에 실질적 유익이 있는가를 놓고 여전히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심근경색 환자의 주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LDL 콜레스테롤의 충분한 저감이 명확히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추가적인 대규모 전향 임상 및 차세대 환자등록사업이 뒷받침돼야 국내에 최적화된 목표치 가이드라인이 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이번 LDL 콜레스테롤 관리 기준의 과학적·임상적 근거가 향후 맞춤형 치료전략 및 의료 데이터 혁신 정책에 중요한 잣대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