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체질로 맞춤 건강관리”…여름철 보양식, 체질별 전략 주목
사상체질 의학이 여름철 건강관리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체질별 맞춤식 섭취에 대한 한의학계와 의료계의 분석이 본격화되면서 삼계탕 등 대표 보양식조차 ‘무조건적 이열치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체질 진단을 토대로 개인에 맞춘 식습관과 건강 관리 전략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산업계와 정책당국도 맞춤형 의료 소비자 정보를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사상체질 분류는 개인별 건강상태와 외형, 심리, 증상 등 종합 특성을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 네 가지로 나눈다. 특히 소양인은 체내 열이 쉽게 높아져 여름철 삼계탕 등 대표 보양식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신경과민, 소화불량, 수면장애 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반대로 소음인에게는 따뜻한 삼계탕이 체온 유지와 기력 회복에 효과적인 보양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체질별 섭취 권장 식품 역시 달라진다. 소양인에는 돼지고기, 오리고기, 계란, 해삼, 전복 등 비교적 찬 성질을 가진 식품이 권장되며, 마늘이나 생강 등 성질이 강한 조미료 및 삼계탕과 같은 뜨거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진단이다. 소음인은 닭고기, 보신탕, 대추, 마늘 등 따뜻하고 에너지원을 공급할 수 있는 식품을 권장하지만, 수박·참외·빙과류 등 차가운 음식의 섭취는 피해야 한다. 태음인은 에너지 대사가 낮고 순환장애를 겪기 쉬워 소고기, 곰탕, 율무, 우유, 치즈 등이 추천되며, 닭·돼지고기 등은 피해야 한다. 태양인은 육류, 맵고 기름진 음식 등 열이 많거나 자극적인 식품 섭취에 주의하고, 메밀, 문어, 새우와 같이 찬 식품을 적절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의 건강증진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한의학적 체질진단 및 맞춤형 건강식에 대한 연구와 산업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유럽 정밀의료 시장에서도 유전정보 기반의 맞춤 영양 서비스와 함께, 체질과 라이프스타일 정보를 접목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편 체질 진단 과정에서 개인의 자기진단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면서, 오진과 이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한의사 등 전문의의 임상적 진찰과 유전자, 생체 지표를 결합한 복합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준희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는 “체질 진단에 따라 한여름 보양식도 달라질 수 있다”며 “무작정 삼계탕 등 보양식을 권장하기보다는 정확한 체질 구분과 맞춤 전략이 여름철 건강관리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역시 소비자별 맞춤형 건강식 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체질에 관한 과학적 분석과 검증된 정보 제공이 향후 건강관리 패러다임의 질적 전환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