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노동자의 눈물에 머물다”…노무사 노무진 종영→열린 결말 파장이 번진다
환하게 웃던 정경호의 얼굴은 마지막 순간, 세상에 남겨진 노동자의 아픔과 유령의 이별 앞에 깊은 숙연함을 머금었다. MBC ‘노무사 노무진’이 종영하며 남긴 여운은 잠시였지만, 일터에서 지난날을 살아온 수많은 이들에게 씁쓸한 울림을 안겼다. 설인아와 차학연까지 더해진 ‘무진스’의 성장기는 우리 곁을 스쳐간 노동 현실과 다시 한 번 마주하게 했다.
드라마는 마지막 회에서 물류창고 화재로 세상을 떠난 8명의 노동자 유령들과 무진의 눈물 어린 작별을 그리며,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장면을 진하게 담아냈다. 정경호가 연기한 무진은 유가족의 고통을 알기에 더욱 간절하게, 남겨진 가족을 위한 선택을 이어갔다. 결국 무진은 유령들을 떠나보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길이 노동자 곁임을 새삼 확인했다.

노무법인을 꾸리기 시작한 무진, 희주, 견우의 다음 행보 역시 남다른 온기를 실었다. 희주는 대외 사업 본부장으로, 견우는 홍보 콘텐츠 본부장으로 각자 새로운 위치에 올랐다. 이들이 손을 맞잡고 도전한 또 다른 시작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가 세상 한가운데 닿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열린 결말로 남겨진 마지막 장면에서는 다시 의문의 목소리에 놀라는 무진의 모습이 담겨,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상상과 기대를 남겼다.
‘노무사 노무진’은 현실적으로 소리내기 힘든 노동 문제들을 각 회마다 고스란히 녹여냈다. 기계사고로 떠난 현장실습생에서 청소노동자, 신입간호사, 청년 취준생, 그리고 부실공사로 인한 사고까지, 드라마는 울분과 안타까움 속에서 노동의 가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한편 시청률은 7회차 5.6%를 정점으로, 최종회 4.2%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전작들을 뛰어넘는 성과로 의미를 더했다.
전국을 뒤흔든 이 드라마는 방송 이후에도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웨이브 등 다양한 OTT 플랫폼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노무진의 진심과 노동자의 삶을 견뎌 낸 유령들의 마지막 성장기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에 남아 있다. 후속으로는 디즈니플러스 ‘카지노’가 편성돼 안방극장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