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130만명 시대"…한국 자산가 10위 도약, 불평등 해결 과제 대두
한국이 ‘백만장자 130만명 시대’로 진입하며, 세계 주요 자산가 국가 대열에 올랐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2025 글로벌 자산 보고서를 발표하며 한국 내 100만달러, 약 13억7천5백만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백만장자가 130만1천명에 달한다고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9만5천674명에서 미세하게 상승한 결과로, 세계 56개국 가운데 10위,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한다. 한국은 이탈리아의 134만4천명에 이어 10위권을 차지하며, 백만장자 수 100만명을 돌파한 국가 반열에 올라섰다.

UBS는 미국이 2천383만1천명의 압도적인 수치로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전 세계 백만장자의 39.7%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어 중국(632만7천명), 프랑스(289만7천명), 일본(273만2천명), 독일(267만5천명), 영국(262만4천명)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권에서 백만장자 증가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일본(273만2천명)과 대만(75만9천명), 홍콩(64만7천명), 싱가포르(33만1천명)와 더불어 자산가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백만장자 수는 약 6천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보유한 자산 총액은 226조4천700억달러, 한화로는 31경1천64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1천명, 중국에선 386명의 새로운 백만장자가 탄생하는 점이 주목된다.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한 자산가 숫자를 넘어 국가별 부의 집중과 분배, 그리고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다는 점이다. UBS는 앞으로 5년간 미국의 성장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500만명 이상의 백만장자가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차원의 부의 집중 심화와 경제적 불균형 이슈가 계속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UBS가 측정한 자산 불평등 지수(Gini coefficient)에서, 한국의 지니계수는 0.57을 보였다. 이는 조사 대상 32개국 중 23위로, 자산 불평등이 미국(0.74), 영국(0.58), 독일(0.68)보다는 덜하지만, 일본(0.54), 호주(0.56), 프랑스(0.59)에 비해선 다소 높은 편에 해당한다. 사회복지국가로 알려진 스웨덴조차 0.75로 높은 불평등을 기록했다는 점도 이번 보고서가 주목하는 변화다.
슬로바키아(0.38), 벨기에(0.47), 카타르(0.47)는 비교적 평등한 분포를 보였으나, 브라질과 러시아(0.82),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0.81) 등지에서는 극심한 자산 불균형이 감지됐다.
UBS는 백만장자 수와 자산 분포의 불균형이 세금 정책, 투자 기회, 복지 수준, 경제 성장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백만장자 집단이 늘고 있음에도, 지니계수가 높은 곳에서는 자산이 특정 계층에 집중될 위험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한국 역시 최근의 자산가 증가 추세와 더불어 일정 수준의 자산 불평등이 공존하는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청년과 중산층, 그리고 자산 축적이 어려운 계층에 새로운 고민을 던지고 있다.
앞으로 백만장자 수 증가는 투자, 부동산, 금융 시장 전반에 심화된 양극화 양상을 만들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포용적 성장을 위한 부의 재분배 정책이 한층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이 자산가 사회로의 변곡점을 맞이한 지금, 각 경제 주체는 변화의 파고를 감지하며 자신만의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기에 들어섰다.
다가올 5년, 백만장자와 자산 분배 구조의 변화가 우리 경제와 사회에 어떠한 여운을 남길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UBS가 밝힌 통계의 물결 너머, 한국 경제의 미래를 준비하며 균형 있는 성장과 포용적 공존을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