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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 주가 8배 치솟다”…비트코인 부진 속 가상화폐 시장 판도 변화→정책·지정학 리스크 주목
국제

“서클 주가 8배 치솟다”…비트코인 부진 속 가상화폐 시장 판도 변화→정책·지정학 리스크 주목

조보라 기자
입력

가상화폐 시장의 흐름이 다시 한 번 급격히 변주를 맞이했다.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의 주가는 상장 17일 만에 8배 가까이 솟구치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열기의 중심에 서게 했다. 긴장감이 서린 글로벌 금융 무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거대 암호화폐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사이, 전통 기축통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역설적으로 시장 신뢰의 표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시계탑 아래로 펼쳐진 미국 뉴욕 증시는 한껏 요동쳤다. 20일 오후, ‘코인베이스’에 올라온 비트코인 시세는 10만3천617달러로 전장 대비 0.81% 하락해, 한 달 남짓 전의 사상 최고가와 비교해 볼 때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 역시 나란히 곡선을 그리며 하락,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서클’의 주가는 240.28달러로 마감되며, 전일 대비 20.39%나 올랐다. 상장 첫날 168.4% 폭등, 이후 17 거래일 만에 공모가 31달러에서 8배 가까이 치솟았다. 서클의 시가총액은 순식간에 582억 달러, 한화로 79조9천억 원에 다다랐다.

‘서클’ 상장 17일 만에 8배 폭등…스테이블코인 주가 급등세 지속
‘서클’ 상장 17일 만에 8배 폭등…스테이블코인 주가 급등세 지속

이 같은 흐름에는 중동에서 발화된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고조,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연기 신호가 어우러져 시장의 위험 자산 회피 경향이 짙어진 데에서 원인을 읽을 수 있다.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투자자 심리가 일명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몰려들었고, 미국 달러화와 연계된 높은 효율성, 미 국채를 담보 삼은 구조, 그리고 세계 기축통화의 위상이 이 열기를 뒷받침했다.

 

정치적 움직임도 스테이블코인의 확장에 불을 지폈다. 최근 미국 상원 본회의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엄격히 규제하는 일명 ‘지니어스 법안’이 통과되면서, 시장 신뢰 제고와 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이 제도적 변화와 더불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서클의 USDC는 점유율 23%로 테더(USDT)의 67%에 이은 두각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규제 정비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내다본다. 동시에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둘러싼 정책 변화, 역내외 지정학적 위기, 경쟁 구도의 긴장과 불확실성까지—그 모든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중심축이 어디로 옮겨갈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그중에서도 서클이 보여준 이례적 질주는 금융과 기술, 그리고 국제정치가 엮인 오늘날 그 복합적 세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시장 참여자들은 서글픈 변동성 너머 또 다른 변곡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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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클#비트코인#usd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