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령 발언 두고 격돌”…우재준·손수조, 국민의힘 청년최고 토론전 격화

계엄령 논란이 국민의힘 청년정치 한복판에서 격렬한 대립을 낳았다. 우재준 후보와 손수조 후보가 민주당 프레임, 계엄 옹호 여부를 두고 생방송 TV토론에서 날 선 충돌을 벌인 것이다. 두 후보 모두 당내 미래 세대 대표를 자임하지만, '계몽령'(12·3 비상계엄을 지지하는 표현) 해석을 놓고 극명하게 입장이 엇갈렸다.

18일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 경선 TV토론에서 먼저 손수조 후보는 "계엄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우리 당에 어디 있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우재준 후보는 "계몽령이라는 말이 계엄 옹호에 가까운 말"이라며 "계몽령은 계엄의 긍정적 효과를 굉장히 강조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엄은 분명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봐야 하며, 그런 생각과 같이 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손수조 후보는 "계몽령은 더불어민주당의 탄압 속 그렇게 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 대해 우리가 깨우쳤다는 뜻"이라며, "절대 옹호의 논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계몽령을 외친다고 해서 극우 프레임을 씌우거나, 민주당 프레임에 동조해 당내 갈등 대상으로 삼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맞섰다.

설전은 이어졌다. 우재준 후보가 "상식적인 생각에서 적어도 계엄을 옹호하지 않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하자, 손수조 후보는 "민주당 의원과 토론하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첨예한 견해차가 드러난 대목이다.

두 후보는 청년최고위원 자격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였다. 현역 국회의원인 우재준 후보는 "민주당 청년위원장이 현역인데, 우리는 왜 하면 안 되느냐"고 주장했다. 손수조 후보는 "민주당이 좋으면 가라"고 맞받으며 "토론 실력이나 당내 역할 모두 내가 낫다"고 강조했다.

청년최고위원 경선은 등록 당시 4파전이었으나, 전날 박홍준·최우성 후보가 각각 손수조·우재준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사퇴했다. 박 후보는 손수조 후보에게, 최 후보는 우재준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청년 정치의 미래 노선을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향후 후보 간 이견과 당내 여론의 향배가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