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국력이다”…이종석 국정원장, 원훈 복원하며 정보기관 역할 강조
국가정보원 원훈 복원을 두고 기관의 정체성과 정보기관의 역할이 다시 한번 조명되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진행된 원훈석 제막식에는 이종석 국정원장과 직원 대표, 전직 직원 모임 양지회의 장종한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선택된 ‘정보는 국력이다’가 약 20년 만에 다시 국정원의 표어로 채택된 셈이다.
구체적으로 이번에 복원된 원훈은 1998년 5월, 김대중 정부 당시에 직원 의견수렴과 국민 공모를 거쳐 탄생한 ‘2대 원훈’이다. 정보의 가치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주목하며, 국정원으로 개칭 직후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 시절 사용된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부훈의 자리를 대신했다. 원훈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토대로 당시 제작된 화강석 조형물(길이 5.6미터, 높이 2.7미터, 두께 1미터) 그대로 복원됐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이 원훈을 다시 세우는 이유는 자명하다”며 “나라 안팎의 난관을 헤쳐 나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 지원으로 안보와 국익을 뒷받침하는 국정원의 책무와 역할이 이 원훈 속에 모두 담겨 있다”며 “직원 모두가 이 원훈을 가슴에 새기고 정보 역량을 한층 강화해 국익 수호에 전념하자”고 당부했다.
국정원은 “국민주권정부 시대를 맞아 ‘국민의 국정원’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국익과 실용을 중시하는 실사구시 원칙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원훈이 복원됨에 따라 정보기관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둘러싼 논의가 재점화됐다는 평가다.
역대 정부별로 국정원 원훈은 수차례 변경돼왔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 박근혜 정부에서는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 수호와 영광을 위해’가 설정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 원훈으로 바뀌었으나, 최근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의 원훈으로 잠시 되돌아간 바 있다.
정치권과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이번 원훈 복원이 정보기관의 중립성과 전문성, 그리고 국익 중심 운영 의지를 재확인하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원훈 교체 과정을 둘러싼 해석 차이와 정치적 파장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정원은 앞으로도 원훈 복원에 담긴 의지를 바탕으로 정보역량 강화와 국가안보, 국민의 이익 수호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