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연탄불 집게의 끝”…돼지고기 장인들, 땀의 시간→직업·맛의 경계 사라지다
EBS ‘극한직업’이 뜨거운 불길과 함께한 돼지고기 기술자들의 인내와 열정을 담았다. 국민 고기라 불리는 돼지고기, 그 속에 깃든 직업의 영혼을 좇은 이번 방송은 땀이 식을 틈 없는 화구 앞에 선 장인들의 하루를 따라간다. 삶과 직업, 그리고 맛의 경계에서 말없이 시간을 견디는 이들의 희생과 손끝의 역사는 시청자를 진한 여운으로 이끈다.
방송은 43년 전통 연탄불고깃집의 고된 하루로 이야기를 연다. 연탄불 위, 370도 화구 앞에서 9시간 내내 고기를 손수 뒤집는 모습은 열정 그 자체였다. 얼굴과 팔에는 불꽃이 그은 시간의 흔적이 역력했고, 아무리 찰나의 방심이라도 곧장 고기의 맛에 영향을 미쳤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같은 자리에서 반찬과 토하젓까지 손수 만들며, 손님들의 마음과 손맛을 나누는 이들의 땀방울은 직업 이상의 가치를 증명했다.

텍사스식 바비큐 장인들은 참나무 장작으로 6.5미터 그릴을 달구며 또 다른 방식의 불을 이어갔다. 무려 1년에 70톤에 이르는 장작으로 하루 300킬로그램의 고기에 훈연이라는 시간을 선물했고, 8시간가량 고기와 나란히 인내했다. 장인의 시선은 고기 한 점 한 점에 골고루 머물렀고, 사과식초를 뿌리며 축축함을 지키고, 훈연 과정에서 맛의 균형을 끝없이 점검했다. 힘겨운 노동이었지만 고기에 부여한 시간과 애정은 오직 장인만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물가 속에서도 5천 원이라는 가격에 국내산 돼지고기와 삼겹살을 내놓는 작은 식당의 하루도 조명됐다. 인건비 부담을 가족의 손길로 나누고, 육가공 업체까지 이른 발길로 신선한 부위를 직접 매만진다. 채소를 고르는 손, 김치말이 국수를 아낌없이 내미는 정성 모두에서 손님을 향한 진심이 읽혔다. 단순히 이윤 이상의 가치를 좇는 이들의 삶은 가격 뒤에 숨어 있던 고단함과 기쁨을 동시에 비춘다.
연탄에서 참나무, 작은 식당 가스불까지 각기 다른 불꽃 아래에서 돼지고기와 함께 성장한 주인공들은 직업, 가족, 세월, 그리고 맛이라는 네 개의 축을 삶 전면에 내세웠다. ‘극한직업’은 이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세상을 움직이는 손끝의 온기를 조명했다. 이번 ‘극한직업’ 863화는 6월 21일 토요일 밤 9시, 장인의 땀과 손끝에서 탄생한 한국 돼지고기의 온도에 담긴 깊은 의미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