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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스타트 빛났다”…양현종, SSG전 김광현와 재격돌→6승 고지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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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리티스타트 빛났다”…양현종, SSG전 김광현와 재격돌→6승 고지 등극

김소연 기자
입력

첫 타자가 천천히 타석을 향해 걸어왔던 순간,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이례적 침묵 속에 숨죽임이 흘렀다. 명불허전 에이스 양현종과 김광현의 10번째 ‘광현종 매치업’이 펼쳐지자, 관중들도 마치 한 번 더 호흡을 고르며 긴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정면승부였지만 승부의 저울추는 곧 미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부터 양현종은 마운드에서 냉철함을 드러냈다. 내야진의 수비 실책과 볼넷 하나에도 흔들리지 않은 채 한 타자씩 머뭇거림 없이 정면 돌파했다. 4회까지 안타를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그는 볼 끝에 한층 힘을 실었다. 반면 SSG 선발 김광현 역시 패기 넘치는 피칭을 보였으나, 제구가 불안정해 위기를 자초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퀄리티스타트…양현종, SSG전 ‘광현종’ 맞대결→6승 달성”
“퀄리티스타트…양현종, SSG전 ‘광현종’ 맞대결→6승 달성”

승부의 변수는 5회에 급격히 드러났다. KIA가 4-0으로 앞선 5회, 양현종은 박성한과 오태곤에게 연달아 솔로 홈런을 맞으며 잠시 마음을 조였다. 그러나 벼랑 끝 집중력은 빛났다. 후속타자들을 침착하게 처리하며 6회까지 마운드를 내주지 않았다. 양현종은 이날 6이닝 동안 4피안타(2홈런) 6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6승을 끌어냈다. 열 번째 맞대결에서 또 한 번 의미 있는 승리를 기록한 순간이었다.

 

반면 김광현은 4와 3분의 2이닝 만에 무너졌다. 5회 2사 상황에서 최형우에게 3점 홈런을 내줬고, 연달아 실책과 안타, 볼넷까지 엮기며 추가 실점 위기에 놓였다. 끝내 마운드를 떠나며 팀에 아쉬움을 남겼다. 기록은 4⅔이닝 6피안타(1홈런) 5볼넷 4탈삼진 4실점. 강렬했던 초반과 달리 마무리에서 분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경기가 끝나자 인터뷰실에서 양현종은 팀 승리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늘 김광현과의 맞대결은 큰 의미가 있다. 오늘은 최고의 긴장감 속에 던졌다. 팀에 보탬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실투 하나가 매우 아쉬웠다. 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승리로 양현종은 시즌 6승 고지에 올라섰고, 10번째 맞대결에서는 한 발 앞선 존재감을 남겼다. KIA의 순위 경쟁 역시 이날 승리로 한층 활기를 띠게 됐다. 상위권 굳히기에 유리한 흐름을 만들어낸 셈이다.

 

해질 무렵, 관중들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마운드 위에서 오간 두 투수의 감정, 그리고 날마다 축적되는 기록은 그렇게 각자의 역사를 더했다. 야구를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닮아, KIA 타이거즈는 다시 홈으로 향한다. 팀의 투수 리듬을 고스란히 이은 채 다음 승리의 문턱을 준비한다. KIA의 다음 경기는 홈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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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김광현#kia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