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맥주가 통풍 부른다”…무알코올도 안전지대 아냐
여름철 대표적인 음료로 꼽히는 맥주가 젊은 연령대의 통풍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무알코올 맥주’조차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가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는 식습관 변화, 피트니스 문화 확산과 맞물린 음주패턴 변화가 향후 중장년층에 머물던 통풍이 20~40대 젊은 층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0년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전체 통풍 환자 중 20~40대 비중이 48%에 달하며, 해당 연령대 환자 수는 매년 5% 이상 늘고 있다. 통풍은 관절에 요산(uric acid)이 축적돼 극심한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대사 질환이다. 과거 중년 남성에서 주로 발견됐으나, 최근에는 불규칙한 식사 및 운동 후 음주 등 현대인의 식습관 탓에 젊은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맥주는 퓨린(purine) 함량이 높은 원료로 제조돼 섭취 시 요산 농도를 높인다. 여기에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생기는 젖산(lactic acid)은 신장에서 요산 배출을 방해한다. 일반 맥주 섭취가 통풍 위험을 가중시키는 분명한 근거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해지고 체내 요산 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해 위험성이 높아진다.
최근 인기인 무알코올 맥주 역시 통풍 환자에게 완전한 대안은 아니다. 일부 제품에 미량의 알코올이 포함되고, 과당이나 인공감미료가 들어가 있으면 체내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실제 하루 한 캔(330~350ml) 이상의 맥주 섭취가 반복될 경우 임상적으로 요산 수치가 뚜렷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안주로 자주 선택하는 내장육, 곱창, 간, 멸치, 새우, 조개 등 역시 퓨린 함량이 높아 추가적인 요산 상승 요인이 된다.
통풍은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증후군 또는 심혈관 질환과 연관성이 높아 단순한 관절염으로 넘길 수 없는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황지원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수분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음주는 소량이라도 통풍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23년 기준 통풍 환자 수는 2월 10만 7819명에서 8월 12만 9967명으로 약 20% 증가했다가 겨울에는 다시 11만 4046명으로 감소하는 맥락이 확인됐다.
알코올 제로, 저당 맥주도 모든 통풍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 성분에 따라 요산 농도 상승이 유발될 수 있어, 황 교수는 “제로 표시만 보고 안심하기보다는 퓨린 등 유해 성분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하고, 대체음료 섭취 역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와 의료계는 앞으로도 생활습관 변화에 따라 통풍 예방이나 조기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본격적인 예방정책과 맞춤형 교육, 저퓨린 식품에 대한 소비 인식 전환이 병행될 때, 사회적 의료비 부담 경감과 만성질환 관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질환 트렌드 변화가 실제 국민 건강관리 시장에서 주목받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