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46㎞ 직구 호투”…오승환, 삼성 복귀전→박진만 감독 신뢰 확인
익숙한 이름이 마운드에 오르는 순간,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오승환이 손끝에서 던진 직구마다 깊은 여운이 남았다. 박진만 감독은 마운드를 지키는 베테랑의 움직임을 묵묵히 지켜보며 한 치의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 집중력을 보였다. 불과 ⅓이닝 짧은 이닝이었지만, 오승환의 존재는 구장을 가르는 묵직한 힘 그 자체였다.
2024 KBO리그 인천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오승환의 시즌 첫 1군 등판으로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었다. 8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오승환은 특유의 침착함으로 마운드에 섰다. 첫 타자 박성한에게는 우익수 쪽 2루타를 내줬으나, 이어진 볼넷으로 오태곤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다음 상대 조형우를 맞아 최고 구속 146㎞ 직구를 바탕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⅓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부드러운 복귀전을 완성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구속이 시속 146㎞까지 나왔다. 몸은 잘 만들어졌다는 의미”라며 오승환의 상태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곧장 마무리 투수로 복귀시키기보단, 단계적으로 컨디션을 체크하겠다는 신중한 입장도 내비쳤다. 오승환이 KBO리그 역사상 최다 세이브 보유자임을 감안할 때, 그의 복귀는 삼성 마운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 라이온즈는 오승환의 등판과 더불어 구자욱의 선발 복귀도 알렸다. 앞선 타격 난조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구자욱은 5일 SSG전에서 3번 좌익수로 다시 그라운드를 밟았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중심 타자로서 다시 자리 잡아주기를 바란다”며 팀의 중심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포수 강민호 역시 팀 분위기를 이끄는 존재로 주목받았다. 전날 9회 솔로포를 터뜨린 후에도 체력 안배 차원에서 이날 선발에서 빠졌으나, 배팅볼 투수로 변신해 후배들의 타격 훈련을 묵묵히 지원했다. 박진만 감독은 “강민호는 선발에 없을 때에도 팀에 헌신한다. 정말 소중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즌 중반을 앞두고 있는 삼성에 오승환, 구자욱, 강민호라는 베테랑들의 복귀와 헌신은 단순한 전력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야구장은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한 평온 속에서, 베테랑들의 땀방울은 조용히 다음 순간을 예고한다. 삼성의 올 시즌 여정은 여전히 펼쳐지는 중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는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