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러시아 희토류 연대, 광물시장 흐름 바꾼다”→공동개발 가시화에 글로벌 주목
넓은 스텝지대와 광활한 대지 아래, 카자흐스탄의 땅속엔 인류 미래를 좌우할 자원이 깊게 숨쉬고 있다. 시베리아의 시간과 아시아의 고요가 교차하는 이곳에서, 중앙아시아의 거인 카자흐스탄이 그간 베일에 싸였던 풍부한 희토류 매장지를 들춰내며 또 한 번 역사의 전면으로 나섰다. 유라시아의 관문인 이 국가는 올해에만 무려 38곳의 구리, 니켈, 희토류 등 주요 광물 추정지를 새로 확인했고, 곳곳에 잠들어 있는 잠재력은 5천 곳이 넘는다.
두꺼운 안개가 감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거기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의 한 축에서는 다우렌 아바예프 러시아 주재 카자흐스탄 대사의 서늘하고도 명료한 목소리가 울렸다. “지질탐사 확대와 함께 러시아와 희토류 공동개발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그의 언급에 세계 원자재 시장이 귀를 기울였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미 2천만 톤을 상회하는 신규 희토류 매장지 발견에 기세를 더하고 있으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작년 “희토류는 국가의 우선 과제, 새로운 원유”라 천명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은 또한 러시아에 한정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지역 국가에도 공동개발을 제안하는 등, 전략적 자원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아바예프 대사는 “양국은 이미 171건의 산업협력을 추진하고, 러시아 투자기업만 해도 2만3천 곳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 안에는 4만5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산업 패권의 서사가 녹아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이자, 그 자체로 ‘녹색전환’의 열쇠라 불린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공동개발 구상은 국제 광물 시장에 새로운 충격파를 전할 조짐이다.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희토류 확보에 혈안이 된 오늘, 유라시아의 연대가 공급망 재편의 시작점이 될지 주목된다.
포럼이 열린 이틀과 삼일, 세계는 ‘다극세계에서의 성장 토대’를 주제로 뜨거운 토론을 이어간다. 국제사회는 이 광물 연대에 기대와 경계, 낯선 변화의 흐름을 동시에 느끼고 있으며, 글로벌 산업생태계의 향방에 시선을 모은다. 카자흐스탄-러시아 협력은 자원의 힘과 지정학의 운명이 교차하는 순간, 새로운 경제질서를 향한 미묘하고 우아한 울림을 세계에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