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변동성에 해외증권 거래 둔화”…상반기 3.2% 감소, 투자 보수화 전망
현지시각 기준 14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올해 상반기 해외증권 거래·보관 현황을 발표했다. 이번 집계에서 해외증권 거래금액이 3,779억9천만달러로 작년 하반기 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USA) 주식 중심의 거래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등으로 변동성을 겪으면서 국내 투자자의 투자심리도 더욱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올 상반기 해외증권 결제금액은 직전 반기였던 2024년 하반기의 3,906억5천만달러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2023년 상반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다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변동 확대가 원인으로, "연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출범이 파급력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증권 보관금액은 1,844억5천만달러로 16.2%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관액 대부분은 주식(1,360억3천만달러)이 차지했다. 특히 미국 증권이 전체 보관액의 78.7%에 달해 미국 시장 중심의 쏠림이 확인됐다. 유럽(EU), 일본(Japan), 홍콩, 중국 등 상위 5개 시장이 전체 해외 보관액의 98.8%를 점유하는 양극화 흐름도 두드러졌다.
종목별로는 미국 테슬라(Tesla)가 212억9천만달러로 보관액 1위, 뒤이어 엔비디아(Nvidia)와 팔란티어(Palantir)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도 상위권에 올랐다. 상반기 거래금액 1위 역시 테슬라였고, 레버리지형 ETF인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X, 디렉션 데일리 테슬라 불 2X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제한되는 고위험 ETF 상품들이 해외에선 규제 없이 거래돼, 투자 위험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미국 시장 변동성과 성장주 쏠림, 고위험 ETF 인기 등이 이어지는 점을 들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등 해외 주요 매체도 미국 증시가 정책 불확실성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변화 등 국제 변수에 따라 해외증권 시장이 지속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대비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시장 변동성과 고위험 투자상품 쏠림 현상 등과 관련된 위험 관리가 한국 등 주요국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