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백신 임상 데이터 확충”…LG화학, 글로벌 입찰시장 경쟁력 높인다
소아마비백신 기술이 글로벌 백신 산업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LG화학은 자체 소아마비백신 ‘유폴리오’의 임상3b상(추가 임상) 데이터를 대폭 강화하며, 장기적 안전성, 지속되는 면역원성, 생백신과의 교차접종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백신 대조입찰에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LG화학이 수출 주도권을 넓힐 수 있는 결정적 근거로 꼽힌다. 업계는 관련 데이터를 확보한 기업만이 대체 불가한 글로벌 공급자로 올라설 수 있다며, 이번 발표를 ‘공공백신 시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지목한다.
LG화학은 2023년 1월부터 필리핀과 태국의 11개 의료기관에서 2000여 명의 시험자를 대상으로 유폴리오 임상3b상을 시행했다. 임상 1차 평가지표인 6개월 장기 안전성에서, 투여 후 발생한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증으로 확인됐고, 약물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특히 혈청방어율 및 중화항체전환율이 최초 접종 후 98% 이상을 기록, 바이러스 감염 예방의 대표적 방식인 ‘항체 기반 면역’이 충분히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면역평가에서는 추가 접종(4차)시에도 혈청방어율과 중화항체전환율이 100%에 달해, 반응 지속력과 부스팅 효과(면역력 재상승) 등 안전성·유효성 모두에서 우수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경구용 소아마비백신(OPV)과의 교차접종 실험 역시, OPV 접종 후 유폴리오 주사 시 항체반응이 100% 발현됨을 확인해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접종환경에 최적화된 근거를 마련했다.
전통적으로 소아마비 예방은 사백신(주사형)과 생백신(경구용)을 각국 사정과 WHO 권고에 따라 병행·교차 투여하는 것이 표준이다. 유니세프를 통한 국제공공입찰에서는 용량 일관성, 질병 예방 실효성, 글로벌 유통·보관 요구충족 등 복합적 경쟁력이 관건이다. LG화학은 유폴리오의 누적 수출국이 50여 곳, 유니세프 시장점유율 35%, 누적 매출 3000억원 달성 등 실적에 이어 이번 임상 결과까지 확보하며 대체불가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유전자재조합, 신규 면역보강제 등 차별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LG화학의 이번 데이터는 시장 진입장벽을 한층 높였다는 분석이다. 미국, 유럽 백신기업들도 추가 임상결과와 원가경쟁력, 위탁생산 확대 등을 무기로 삼고 있으나, ‘교차접종 근거 100%’라는 데이터는 단기간 내 따라잡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백신 시장은 유니세프, PAHO 등 국제기구가 대량 공동구매를 주도해, 입찰심사 시 장기 안전성·현지 접종적합성·유전자 다양성 대응능력이 중요한 조건으로 적용된다. 개별 보건당국, WHO, 국제공공기금 등이 제시한 임상평가 기준과 데이터 특별요건들이 강화되는 추세도, 기업들로 하여금 지속적 R&D와 규제 대응력 강화를 요구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품질 인증과 시장 확대를 동시에 잡기 위해 “국가별 접종 환경과 유전자 풀에 맞춘 장기적, 다기관 임상을 확보하는 기업 중심으로 백신 수급의 균형이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산업계는 유니세프, PAHO 등 대형 조달처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경쟁력이 코로나19 이후 백신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자리잡았다는 데 뜻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