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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현준, 서늘한 보스 눈빛”…‘은수 좋은 날’ 이중 카리스마→폭풍 몰입 유발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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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침묵 속에 번지는 위태로운 공기, 원현준의 연기는 한밤중 깊은 도시처럼 묵직했다. KBS2 드라마 ‘은수 좋은 날’에서 원현준은 마약 조직의 보스 도규만으로 태어나, 작은 식당 주방과 범죄의 어둠을 오가는 두 얼굴의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일상과 비범함 사이를 오가는 강렬한 존재감이 드라마의 긴장곡선을 매섭게 끌어올렸다.

 

첫 등장부터 평범한 베트남 식당 사장이자 동시에 조폭 출신 마약 조직의 수장으로 풍기는 냉철함은, 극의 흐름을 한층 굳건하게 만들었다. 원현준은 촘촘한 중저음과 흔들림 없는 눈빛, 감정의 여백을 절제한 표정으로 도규만의 위험한 이면을 그려냈다. 돈다발을 주고받으며 여유롭게 웃는 표정 아래, 언제라도 차가워질지 모를 서슬 퍼런 긴장감이 배어 있었다.

“원현준, 서늘한 보스 눈빛”…‘은수 좋은 날’ 이중 카리스마→폭풍 몰입 유발
“원현준, 서늘한 보스 눈빛”…‘은수 좋은 날’ 이중 카리스마→폭풍 몰입 유발

특히 도규만이 마약 가방을 잃어버린 조직원 황동현을 압박하는 장면에서는 식칼을 손에 쥐고 거침없이 행동에 나서면서도, 침착하고 냉정한 말투로 역설적인 서늘함을 연출해냈다. 다친 손가락을 챙기며 “반드시 마약을 찾아오라”고 단호하게 지시하는 모습, 이어 손님을 맞이하는 주방 밖 일상적인 장면과 맞물리며 캐릭터의 이중적인 얼굴이 강렬하게 부각됐다.

 

극의 몰입도를 높인 것은 감정의 미세한 온도차를 능숙하게 오가는 원현준의 연기였다. 평범한 일상과 악랄한 범죄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변화무쌍한 표정과 대사는 도규만이라는 인물의 복합적인 내면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이로써 시청자들은 한층 예민하게 극의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내보이며, 도규만의 독보적 존재감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원현준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은수 좋은 날’은 가족을 지키기 위한 학부모 강은수, 그리고 정체가 베일에 쌓인 선생 이경이 우연히 마약 가방을 얻게 되며 벌어지는 위험한 동업의 서사를 담아낸다. 극본 전영신, 연출 송현욱이 힘을 모은 이 작품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9시 20분 KBS2에서 시청자와 만난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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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현준#은수좋은날#도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