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득점 한일전 3연패”…홍명보호, E-1컵 우승 실패→월드컵 앞두고 흔들린 자신감
익숙했던 승리가 낯설게 멀어진 밤, 치열한 압박 속에서도 골망은 끝내 흔들리지 않았다. 한일 맞대결의 상처는 두 대회 연속 2위라는 성적으로 남았고, 경기장엔 아쉬움이 묻어났다.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이 순간, 홍명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선수들을 다독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025 E-1 챔피언십에서 일본에 0대1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번 한일전에서 홍명보호는 조현우, 이태석, 김주성, 박진섭, 김진규, 나상호, 주민규, 이동경, 박승욱, 김문환, 서민우를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경기 초반 8분 만에 일본 저메인에게 선제골을 허용했고,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 내내 대한민국은 볼 점유율 58%를 기록하며 일본을 상대했으나, 9개의 슈팅 중 유효 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일본 역시 4개 슈팅, 유효 슈팅 1개를 기록했지만 자기 몫을 지켜냈다. 한국은 11번의 코너킥 기회에서도 골을 뽑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앞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중국에 3대0, 홍콩에 2대0으로 승리하며 결승 대결을 기대하게 했으나, 일본의 벽은 넘지 못했다. 특히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주축 선수들의 부재가 크게 드러난 경기였다. 동아시안컵이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차출이 불가능했으며, 이는 전력 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대회 결과로 대한민국은 지난 2022년에 이어 2연속 준우승에 머물렀고, 한일전 3연패라는 부담도 안게 됐다. 일본은 완성도 높은 선수 운용과 전술적 짜임새로 2회 연속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티즌들은 감독의 전술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일전 무득점 패배에 따른 비난이 이어져도 홍명보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계속 감독할 듯”, “옛날 한일전은 이제 없고, 일본 연습 상대가 돼버린 듯하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퍼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이 개선해야 할 과제가 더 커졌다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직후 홍명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대표팀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축구 전반에 걸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짧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내비쳤다. 훈훈한 박수가 더뎠던 축구장, 어쩌면 가장 큰 숙제는 선수와 팬, 그리고 감독이 함께 새겨야 할 이유일지 모른다.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의 성적과 아쉬움, 그리고 팬 심리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2025 E-1 챔피언십의 기록은 7월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여름 밤을 더디게 흘러가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