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홀 버디 환호”…전가람, 1타 차 투지로 정상→4번째 우승 완성
일몰이 깃든 페럼클럽의 마지막 홀, 전가람의 긴장된 발걸음 위로 관중의 기대가 더해졌다. 14언더파, 한 타 차에 숨소리마저 잠긴 순간, 전가람은 18번 홀에서 과감한 투온을 선택했다. 내리막 두 번째 퍼트가 홀컵에 스며들던 찰나 터진 박수, 그 응집된 힘이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퍼트 한 번에 담겼다.
전가람은 28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이태훈, 김백준과의 1타 차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초반부터 치열했던 선두권 경쟁에서 전가람은 1라운드 6언더파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고, 마지막 날까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이어갔다. 반면 이태훈, 김백준이 먼저 경기를 마무리하며 압박감이 컸으나, 전가람은 18번 홀 투온 뒤 두 번째 퍼트까지 거침없이 승부수를 던졌다. “앞 조 선수들이 버디를 못 한 것은 알고 있었다”는 전가람의 말처럼 마지막 선택이 결실로 이어졌다. 최경주와의 각별한 인연도 돋보였다. 전가람은 “최경주 프로님 저서 5회 독파”를 회상하며 경기 내내 마음가짐을 다졌다고 밝혔고, 최경주는 즉석에서 “책 2편 선물”을 약속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024년 KPGA 선수권 이후 1년 3개월 만에 거둔 전가람의 투어 4승째다.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가 60위 밖에서 17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제네시스 챔피언십 출전권도 확보했다. 전가람은 “5승, 6승을 향해 계속 달리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거센 환호 속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빠른 땅거미와 환성 가득했던 마지막 그린에 남겨진 전가람의 땀과 집중은 경기장의 울림 그 자체였다. 골프장의 낙엽마저 조용했지만, 한 번의 퍼트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은 팬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전했다.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의 이 여운은 9월 28일 저녁, 스포츠 팬들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