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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희생자께 다시 사과”…이재명 대통령, 재일동포 앞 공식 사과와 화해 약속
정치

“국가폭력 희생자께 다시 사과”…이재명 대통령, 재일동포 앞 공식 사과와 화해 약속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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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상처와 화해의 물음이 도쿄 한복판에서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8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일동포 간담회에서 국가에 의한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고, 재일동포들의 권리 신장과 한일관계의 미래 협력까지 포괄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도쿄 시내 호텔에서 열린 재일교포 200여 명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동포 여러분이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현대사와 결코 분리할 수 없으며 그 중에는 직시해야 할 부끄럽고 아픈 역사가 있다”며 과거 간첩조작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이 발언은 1975년 김기춘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 수사국장 등 국가기관이 21명의 재일교포를 대상으로 자행한 조작 수사의 역사를 직접 지적한 것이다. 해당 사건은 진실화해위원회 권고를 거쳐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에 많은 재일 교포가 억울한 피해자로 고통을 겪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가족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공식적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100년 전 아라카와 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여전히 고향 땅에 돌아가지 못한 채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는 유골들의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1923년 간토대학살 희생자에 대해서도 기렸으며,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 폭력이 벌어지지 않는 나라다운 나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 내내 이재명 대통령은 동포사회의 역사적 아픔과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했다. “아픔과 투쟁이 반복된 굴곡진 대한민국 역사 속에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 정부는 여러분의 애국심을 꼭 기억하고 보답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선 “긴 세월의 우여곡절을 넘어 한일관계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새롭게 나아가고 있다”며, 앞으로 동포사회의 필요에 귀를 기울여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치 참여와 투표 독려 발언도 나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투표에 꼭 참여해 달라. 여러분이 투표하는 데 겪는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저 역시 노력하겠다”며 “인간 중심의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 테니 여러분도 주권자로서 꼭 투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200여 명의 재일동포가 참석하며,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담론의 장이 마련됐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동포사회 지원 확약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향후 재외국민의 권익 보호 방안과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한 추가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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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재일동포#간첩조작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