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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홍보비 29억원 빼돌린 정황”…감사원, 중진공 내부 관리 부실 도마 위
정치

“6년간 홍보비 29억원 빼돌린 정황”…감사원, 중진공 내부 관리 부실 도마 위

조보라 기자
입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내부 부실 관리가 감사원 정기감사에서 적발되며 정치권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감사원은 2025년 7월 17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직원이 6년간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해 홍보비 29억원 상당을 빼돌렸다고 밝히는 등 불법 행위와 관리 소홀을 강하게 지적했다. 사안이 드러나자 감사원은 검찰에 수사 요청까지 하며 기관 책임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감사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중진공 전 직원 A씨는 2018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자신이 설립하거나 지인이 운영하는 매체대행업체와 사실상 수의계약을 맺어 홍보비 75억원을 집행했다. 해당 금액은 중진공 전체 홍보비의 41%에 이르렀으며, 이 과정에서 증빙 서류를 위조하고 실제 광고 업무를 진행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허위 계약과 증빙 조작 등으로 인해 29억원 정도가 빼돌려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중진공의 홍보비 집행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곧바로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A씨가 이미 사망해 별도의 법적 조치가 어려웠지만, 관련자인 매체대행사 대표 B씨에 대해서는 사기 혐의로, 홍보비 집행에 관여한 직원 5명에 대해서는 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해 “조직 내 통제 시스템과 감시 체계의 전면적인 보완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진공 전 간부 C씨가 대출 특약을 부실하게 운용하면서 수십억 원의 손실을 가져온 사실도 드러났다. C씨는 전기트럭 납품업체 D사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상환 특약을 두었으나, 이후 부실한 계약서를 그대로 받아들여 두 차례 이행 기간을 연장해줬고 2021년에는 아예 특약을 삭제했다. 이 여파로 중진공은 원금 및 이자 환수 기회를 상실하며 27억원 상당의 손실을 기록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감사 결과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와 관리 취약점에 대한 전면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여야 모두 감독 책임자의 문책, 전수 조사, 시스템 개혁 방안 등 다각도의 대책 마련 요구가 이어졌다.

 

중진공은 향후 홍보비 집행 및 대출 관리 체계를 전면 개선하라는 감사원 통보를 받았다. 정치권과 정부는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대책을 검토하는 동시에, 공공기관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입법과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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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검찰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