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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가격 입력 한순간”…육개장 사발면 140원 대란→중고시장 파장
사회

“쿠팡 가격 입력 한순간”…육개장 사발면 140원 대란→중고시장 파장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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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밤에 스친 작은 ‘실수’가, 한순간 전국 유통망과 중고거래 시장을 뒤흔들었다. 21일 밤 11시 무렵, 쿠팡의 가격 입력 오류로 개당 140원에 풀린 ‘농심 육개장 사발면’은 36개 묶음이 5040원에 등록되는 바람에 수만 건의 주문이 순식간에 마감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는 초저가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사람들은 짧은 틈새를 파고들 듯 주문 버튼을 누르며, 평소 보기 힘든 주문 러시에 결제 카드와 모바일 앱이 분주히 닳았다.

 

약 1~2시간이 흐른 뒤, 쿠팡은 상황을 인지하고 즉각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재고가 있는 주문은 정상 발송, 재고가 부족한 거래에 대해서는 쿠팡 캐시 환불이라는 임시 처방이 이뤄졌다. 단기간 내 엄청난 주문량 탓에 물류 기사들은 “하루 종일 육개장만 실어 나른다”는 고달픈 후기를 남겼다. 일선 현장의 긴장과 혼선은 예상 밖의 풍경을 자아냈다.

출처=당근마켓
출처=당근마켓

뒤이어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육개장 사발면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36개에 2만원’, ‘6개에 3500원’ 등 실제 구매 가격보다 약 4배 이상 붙인 가격이 등장했고, 일부 판매자는 한정판 재테크마저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커머스 시스템의 작은 균열이 어떻게 유통, 물류, 소비 환경 전체에 연쇄 작용을 일으키는지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번 실수로 수억 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순한 실수가 곧장 실물 배송과 반품, 중고 거래로 번지며, 시스템 정확성과 재고 관리, 소비자 대응의 중요성이 새삼스럽게 대두됐다. 반복되는 온라인 가격 오류와 재고 문제, 그리고 그에 따른 소비자·물류 현장의 혼란은 앞으로도 전자상거래 시스템 신뢰와 보완 필요성을 되묻게 한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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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육개장사발면#중고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