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친환경 픽업 신시장”…현대차·기아, 전동화 전략→수익성 반전 모색
미국 시장의 고율 관세 장벽에 직면한 현대차그룹이 북미 핵심인 픽업트럭 시장에서 전동화 주도권 확보를 통해 수익성 반등을 꾀하고 있다. GM 및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장악한 과점 구조를 돌파하기 위한 현대차·기아의 신차 전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픽업트럭의 친환경 전환 가속이라는 본질적 변곡점이 업계와 시장의 흐름을 다시 쓰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30년 전까지 중형 픽업트럭 출시를, 기아는 신규 전기차 플랫폼 기반의 전동화 픽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양사가 미국 시장에 선보인 픽업트럭은 싼타크루즈 1종에 불과하지만, 차세대 GM과의 공동개발 계획에 중형 및 소형 픽업이 포함되면서 노하우 축적이 본격화되는 흐름이다. 미국 픽업 시장은 2023년 판매량 285만3786대로, 전 세계 픽업트럭 판매량의 60%를 차지하는 거대한 시장이며, 올해 들어 누적 판매량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0.9% 성장한 204만6821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친환경 픽업트럭 시장은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3년 기준 해당 시장의 판매량은 28만950대로, 전년 대비 64.6% 증가했다. 이 중 전기 픽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만1899대, 하이브리드 픽업이 18만9051대에 이르렀다. 픽업 내 친환경 모델 비중도 상승 곡선을 그려 2021년 1.7%에서 2024년 9.8%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단가가 높은 픽업의 증산·판매가 본사 수익성에 직접적 기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미래차 개발과 공급망 전환을 통한 수익성 제고는 필연적 과제이며, 대형 SUV에 이은 전략적 시장이 바로 친환경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거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GM, 포드, 스텔란티스, 도요타 등과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작년 기준 GM과 포드 합산 시장점유율은 66.5%에 달하며, 현대차의 점유율은 아직 1%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전동화 트렌드에 강점을 갖는 현대차·기아의 접근이 장기적으로 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미국 내 현대차·기아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친환경 픽업의 차별화로 시장 진입 가능성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그룹은 “내연기관 중심의 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및 전기화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북미 픽업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