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 돈 침대 위 첫 전성기”…신발 벗고 돌싱포맨 진솔 고백→무명과 시대의 균열
돈의 온기와 전성기의 체취가 맞닿는 한순간이 있다.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한 한혜진이 긴 무명 끝 첫 전성기를 맞이한 날, 어둠 속에서 침대 위에 펼쳐진 지폐의 질감을 기억 속에서 꺼내 보였다. 1993년 ‘갈색추억’으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화려하게 무대에 올라선 한혜진은 “너는 내 남자”로 이어진 히트 행진에 힘입어 자신도 믿기 어려웠던 ‘50억원’이라는 금액을 손에 쥐었다고 고백했다.
단순한 숫자가 아닌 삶에 스며든 감정의 기록. 한혜진은 “한 번도 큰 금액을 만져본 적이 없어서, 직접 현금으로 받아보고 싶었다”고 매니저에게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고 말한다. 어둠 속 까만 봉지 안 5000만원, 침대 위를 가득 메운 돈의 촉감. 한혜진은 그날을 “돈 침대”란 말로 떠올리며, 상상조차 어려웠던 물질적 기쁨과 긴 무명 끝에 다다른 환희를 진심으로 전했다. 스튜디오에는 놀라움과 웃음, 그리고 묵직한 여운이 동시에 번졌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 가요계에도 또 다른 파장이 밀려왔다. 한혜진은 후배 장윤정이 등장했던 시절을 담담하게 회상했다. “세상이 바뀌는 걸 처음 봤다”는 고백에는 전성기를 지나 새로운 흐름을 마주한 선배의 낯선 감정이 서려 있었다. 후배에게는 “트로트는 오래 걸린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 언니처럼 될 거다”라는 말도 건넸지만, 무대 뒤편 혼잣말처럼 “조금만 늦게 오든지, 진작 와서 히트하든지”라며 장난기 안에 담은 아쉬움이 진하게 흘렀다.
한혜진의 이야기는 전성기의 찬란함과 후배의 부상 앞에서 빛바랜 자리를 체감하는 담백한 시선을 드러냈다. 자신만의 성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세월을 인정하며 진솔한 고백을 던진 모습은 다가오는 세대와 세월의 무게를 담담하게 비춘다. 침대 위 현금의 감촉과 스포트라이트 너머의 공허, 그리고 그 사이 남은 따스한 기억은 이후 수많은 시청자에게도 강렬한 공감을 남겼다.
따뜻한 진심과 인연이 겹쳤던 ‘신발 벗고 돌싱포맨’은 한혜진의 내밀한 고백을 중심에 두고, 시대의 균열 속에서 피어나는 가요계의 특별한 순간을 그렸다. 한혜진과 출연진이 함께 만들어낸 공감의 풍경은 1일 오후, SBS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