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내가 죽으면 XRP도 사라진다”…암호화폐 자기주권 상속 논란, 자산 관리 패러다임 흔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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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6일, 암호화폐 리플 XRP(엑스알피)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유명 투자자 BD(@DiepSanh)가 “내가 죽으면 내 XRP 지갑 24개 복구 문구도 함께 사라질 것”이라며 자신의 암호화폐를 누구에게도 상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업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발언은 암호화폐 보유권의 ‘자기주권(Self-Sovereignty)’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새로운 상속 패러다임 필요성을 현장에 제기했다.

 

BD는 “자녀가 없는 것이 삶을 더 낫게 만든다. 내 돈의 활용은 나의 권리”라며 사망 시 XRP 복구 문구를 폐기하고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암호화폐와 달리 전통 금융 자산은 상속 절차가 엄격히 법에 규정돼 있지만, 암호화폐 지갑은 복구 문구 혹은 키를 공유하지 않으면 영구히 자산에 접근할 수 없다. 실제로 복구 키 분실, 저장 오류로 수억 달러에 달하는 암호 자산이 시장에서 소실된 사례가 빈번한 상황이다. BD는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함에도 스스로의 선택권 행사를 강조했다.

리플 XRP 투자자 “내 지갑 복구 문구, 죽음과 함께 사라질 것”…디지털 자산 상속 논란 확산
리플 XRP 투자자 “내 지갑 복구 문구, 죽음과 함께 사라질 것”…디지털 자산 상속 논란 확산

이 같은 주장은 커뮤니티에서 논쟁을 촉발했다. 일부 이용자는 “자산 통제권은 개인에게 절대적”이라며 BD의 결정을 ‘자기주권과 시스템 신뢰’의 상징으로 두둔했다. 반면, 다른 회원들은 “사회와 가족에 환원될 수 있는 자본이라면 고의적 소멸은 이기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유통량 감소를 우려하면서, BD의 결정이 “토큰 소각(token burn)”과 유사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XRP 커뮤니티 내 또 다른 영향력 있는 인사, 크립토 에리(Crypto Eri·@sentosumosaba)도 “나 역시 같은 방식을 택하겠다”며 BD 의지에 동의했다. 이는 자기주권 논의가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암호화폐 소유 철학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논란은 ‘디지털 자산의 완전한 자율성’이 동시에 ‘완전한 개인 책임’을 요구한다는 점, 복구 문구가 사라지면 자산 자체도 소멸하는 탈중앙화의 명암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상속 규제 공백은 글로벌 차원 신속한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법·제도가 미비할 경우 유사 논란이 반복될 우려를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디지털 자산의 상속, 관리, 투자자 보호 체계 마련을 둘러싼 규제 논의 진전에 주목하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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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리플xrp#디지털자산상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