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첫목회, ‘졌잘싸’ 프레임 비판→전국 당협회의 요구로 파장 확대”
낮게 깔린 목소리로 시작한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첫목회’의 성명은 차가운 현실 인식과 예리한 자기 성찰로 이어졌다. 김재섭 의원을 비롯한 첫목회 소속 의원들은 5일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를 마치고, 당의 뿌리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집단적 바람을 드러냈다. 그들은 최근 대선 패배에 대한 당 일각의 안일한 평가를 단호히 반박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 뒤에 가려진 참패의 본질을 직면해야 한다는 목소리, 이것이 곧 전국 당협위원장 합동 회의 즉각 개최 요구로 이어졌다.
첫목회는 성명서에서 “잘못된 원내 주도의 결정이 결국 대통령 탄핵과 정권 상실로 귀결됐다”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당협위원장 회의 요청에 빠르게 응답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들은 또한 중진 의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 제동을 걸며 “특정 지역 출신 중진들에 의해 주요 당론이 좌지우지돼 왔고, 실제 현장을 책임지는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당원들의 목소리는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의 주요 당론 결정 과정에는 반드시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참여와 의견 반영을 보장해 달라는 촉구가 이어졌다.

김재섭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패배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도봉·노원·강북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20대 대선 대비 15%포인트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며, “압도적 패배가 현 실상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졌잘싸’라는 자기위안적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근본적 변화와 책임 있는 자기 성찰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원내에서 할 수 있는 노력들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변화의 시작을 약속했다.
이번 ‘첫목회’의 비판과 요구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 지도체제 변화와 당원 중심 개혁 의지가 한층 부각되는 계기로 해석된다. 당내 파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전국 당협위원장 합동 회의 개최와 이후 논의 과정이 당의 새로운 진로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여러 당내 의견을 수렴해, 향후 당혁신안 도출과 지도체제 개편 등 중대한 변화를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