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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굽이마다 재일동포 희생”…이재명, 도쿄 간담회서 애국심 기리며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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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굽이마다 재일동포 희생”…이재명, 도쿄 간담회서 애국심 기리며 공식 사과

한채린 기자
입력

재일동포의 희생과 애국심을 두고 한국 최고지도자와 동포 사회가 교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재일동포 200여 명과 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여러분의 애국심을 잊지 않고 꼭 기억하고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간토대학살과 간첩조작사건 등 한국 현대사 속 재일동포 피해를 직접 언급하며 공식 사과의 뜻을 밝힌 점이 주목된다.

 

이날 도쿄 시내 호텔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아픔과 투쟁이 반복된 대한민국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동포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2·8 독립선언이 발표된 YMCA 강당, 독립만세가 울려퍼진 히비야 공원 모두 이곳과 가깝다”며 “도쿄 곳곳에 남은 동포들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에 마음이 먹먹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분단의 아픔까지 더해지면서 조국이 둘로 나뉜 뒤에도 언제나 동포들은 모국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셨다”며 “직시해야 할 부끄럽고 아픈 역사도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위대한 민주화 여정 속 억울하게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가 된 재일동포들이 많았다”고 지목하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억울한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와 함께 공식적인 사과를 드린다”고 밝히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100년 전 아라카와강변에서 벌어진 끔찍한 역사, 즉 간토대학살의 넋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다시는 반인권적인 국가폭력이 일어나지 않는 나라,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책임지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이후 대통령실은 “정부 차원의 재일동포 지원 확대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일 관계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며 “동포 사회의 활약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재일동포 지원 의지를 한일관계 복원 흐름과 맞물려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재일동포 단체 관계자는 “역사적 상처를 인정하고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은 의미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보수 성향 인사들은 “지나친 과거사 언급이 양국 감정대립을 부추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일본과의 정상외교, 재일동포 지원 정책 추진 등 이 대통령의 행보가 한일관계 및 국내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는 후속 정책 논의를 통해 구체적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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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재일동포#간토대학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