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비에 힘 준다”…종근당, 매출 성장에도 영업익 줄어
종근당이 지난 2분기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감소를 겪으며, 연구개발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2023년 2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4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9% 감소한 222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8287억원으로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0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36.5% 줄었다. 업계는 강도 높은 R&D 투자와 글로벌 기술 수출이 맞물리는 구조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의 이번 매출 증가는 기존 주요 제품 및 신규 품목의 판매 확대가 주효했다. 여기에 올해 5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서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의 기술료로 500만 달러(한화 약 69억원) 규모 마일스톤이 매출에 포함돼 실적 상승에 보탬이 됐다. 반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CKD-703’의 미국 임상 진입 등 집중적인 R&D 비용 증가가 꼽힌다. ADC 기술은 항체와 항암 약물을 결합해 표적 치료 효율을 높인 차세대 항암제로, 종근당은 이번 임상 진입을 통해 적응증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이번 기술료 유입과 R&D 투자는 단기 수익성과 중장기 성장성 간 균형을 시험하는 계기로 보인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도 종근당은 유효성·안전성 검증 중심의 글로벌 임상 역량을 높이고 있으며,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와의 오픈이노베이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신약 후보 기술이전과 마일스톤 실적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종근당의 행보가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 확대로 이어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ADC 신약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종근당은 기술 수출 및 연구 파이프라인 다변화 전략으로 글로벌 업체와의 격차를 줄여가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신약 임상 진입 시 각종 규제와 안전성 평가 장벽이 크다는 점이 상업화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종근당이 연구개발 중심 비즈니스모델을 강화하면서도 실질적 마일스톤 수익에 기반한 매출 증가를 이루고 있어, 신약 기술 수출의 선순환 구조가 국내 제약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같은 전략 전환이 미래 수익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