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돌 여파…휘발유값 1,635.5원→글로벌 에너지 시장 흔들”
이른 아침, 도로 위를 스치는 바람은 여느 때와 다름없지만, 주유소의 가격판 위에 빛나는 숫자들은 우리 일상의 무게를 더욱 짙게 만든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6주 만에 다시금 오름세로 돌아서며, 세계 곳곳의 갈등이 일상 하나하나에 파문을 보내는 모습을 또 한 번 목도하게 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이 밝힌 바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는 1,635.5원으로 집계돼, 전주보다 7.8원이 올랐다. 서울에서는 1,709.4원으로 치솟아 도시의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가격이라 불릴 만하고, 대구는 전국 최저가인 1,598.8원이지만 소폭 상승폭은 지방의 숨죽인 변동을 보여준다. 브랜드별로는 SK에너지 주유소가 1,645.9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가 1,602.2원으로 서민의 숨구멍이 돼 주고 있다. 경유 역시 오름폭을 같이하며 1,498.2원을 기록, 휘발유 가격의 뒤를 바짝 쫓았다.

이처럼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움직임 뒤에는, 낯선 대륙과 무역선을 건너온 국제 유가의 등락이 그림자를 드리운다. 최근 들어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더욱 키웠고, 이에 따라 국제 유가는 빠른 속도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두바이유는 한 주 만에 6.6달러가 올라 74.7달러에 달했고, 국제 휘발유와 자동차용 경유 가격 역시 각기 84.8달러, 93.7달러로 높은 고지에 올랐다. 이러한 국제 유가의 변동은 대체로 2~3주 뒤면 국내 주유소 가격이라는 현실로 돌아와, 국민 생활에 미세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여운을 남긴다.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세계 에너지 시장은 긴장감을 머금은 채 숨죽인 침묵과 불안의 동요를 반복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도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 압력이 이미 현실화됐으며, 당분간 국내 oil price 역시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파장이 우리 가까이 밀려올 때, 국제사회의 불안정은 곧 경제와 민생에 명확한 흔적으로 남는다. 앞으로도 중동 내 갈등과 에너지를 둘러싼 신경전이 얼마나 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울지, 국제사회의 시선과 긴장감 또한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