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와 해안 풍경 한가득”…영덕, 바다·문화 아우른 동해 여행지로 부상
여름 바다가 그리운 계절, 최근 영덕을 찾는 여행자가 많아졌다. 예전엔 대게로만 기억됐던 곳이지만, 지금의 영덕은 해안 풍경에 문화와 체험을 더한, 머물기 좋은 여행지로 자리잡았다.
동해와 맞닿은 영덕군 강구면의 강구항은 대게철이면 유난히 분주해진다. 싱싱한 대게를 기다리는 관광객들, 위판장 앞 대게 거리를 걷는 가족들, SNS에는 ‘대게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온다. 삼사해상공원에선 탁 트인 바다와 망향탑, 어촌민속전시관이 어우러져 산책과 사진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일출을 보기 위해 새벽부터 공원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뒷편 해맞이공원은 산불 피해를 딛고 다시 푸르게 단장된 산책명소다. 침목 계단과 전망데크, 그리고 창포말 조형등대가 어우러지며 일상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걷기에 제격이라는 반응이다. 영덕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블루로드 트레킹 코스에선 기암괴석과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는 절경 속에서 걷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직접 걸어본 길 위에서 만나는 파도 소리와 시원한 바람, 그리고 탁 트인 수평선은 도심에서는 얻기 힘든 여유를 선사했다.
이런 변화는 다양한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영덕은 최근 3년간 해안트레킹 여행지 선호도 상위권에 올랐고, 풍력발전단지가 지역의 새 랜드마크로 꼽히며, 친환경 에너지와 관광이 공존하는 공간이 됐다. 가족 단위 여행자를 배려한 고래불해변, 장사해변 등도 넓은 백사장과 얕은 수심으로 어린이 동반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장사해변은 한국전쟁 당시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까지 더해 가족 여행이 즐거움과 배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고즈넉한 시간을 원한다면 400년 역사의 한옥과 고택이 모인 인량전통마을이 있다. 선비문화 체험과 전통문화 숨결이 가득한 이 공간에서 마음의 쉼표를 찍었다는 이용자 후기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영덕의 관광 매력을 “자연의 풍요와 문화의 만남”이라 표현했다. “탁 트인 풍경과 지역만의 이야기, 그리고 대게 같은 먹거리까지 이어진 경험이 영덕 여행의 본질”이라 설명했다.
여행을 마친 이들은 “바다 냄새 맡으며 산책하는 게 오랜만에 참 좋았다”, “대게 맛은 물론이고 풍력발전기 풍경이 이국적이었다”, “블루로드 걷고 나니 일상이 달라졌다”는 후기를 남겼다. 커뮤니티 댓글엔 “아이랑 가기 딱 좋아졌다”, “정말 쉼표 같은 동해 여행지”라는 공감도 넘쳤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가까운 해안 마을로의 여행이 우리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영덕은 지금, 바다와 자연, 그리고 이야기가 만나는 여름의 선물 같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