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희자매, 할머니 어깨에 남은 시간”…가난과 꿈이 만나는 자리→가족의 온기 재발견
경남 밀양의 오래된 빌라를 비추는 카메라 앞에서 KBS1 ‘동행’의 희자매와 상연의 따스한 하루가 흐른다. 희진, 희정 두 자매는 부모의 이혼 뒤 할머니 품에 안겼고, 삶의 무게를 나누며 조용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어깨에 올렸다. 자매는 아직 어린 손으로 밥상을 차리고, 두발 자전거에 음식을 싣고 골목을 달리며, 말 대신 행동으로 할머니의 마음에 작은 빛을 더했다. 차분히 쌓여온 가족의 시간이 상연의 굳은 어깨에 묻어난다.
상연에게는 남모를 사연이 거듭 얹혔다. 평생 지적 장애를 앓아온 할아버지와 같은 숙명을 가진 아빠, 두 집을 오가며 쉼 없는 나날을 살아야 했다. 결혼을 앞둔 자식들의 미래와 무거운 빚, 하루 밥벌이의 걱정조차 놓지 못하는 상연의 뒷모습에는 깊은 책임과 아픔이 교차한다. 하지만 희자매의 작은 손길이 할머니의 긴 하루, 무거운 빚의 무게까지도 잊게 하는 힘이 돼줬다.

희정은 요리사의 꿈을 품고 언젠가는 직접 할머니를 위해 따뜻한 밥상을 한 상 차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키운다. 상연은 농사와 일터를 오가며 좁은 마을 어귀, 감자밭, 무밭, 식당 주방을 쉴 틈 없이 누비지만, 아이들의 상냥함에 위로를 얻는다. 희진은 조심스럽게 할머니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희정이도 쉴 새 없이 뒤따르는 모습은 각박한 현실 속에도 가족의 온기가 언제나 가까이에 있음을 보여준다.
가끔 병원에서 일이라도 쉬라며 아이들은 걱정 섞인 위로를 건넨다. 그러나 상연은 오늘도 어김없이 이른 새벽 일터로 향한다. 가난과 세월이 남긴 짙은 흔적 사이,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가족의 남은 삶만큼은 빚 없는 시간을 남겨주려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카메라는 담담하게 이 가족의 하루를 따라가며 진정한 사랑의 순간, 가족의 의미를 다시 되짚는다.
함께라는 사실만으로 위로가 되는 가족. 자매의 꿈이 자라는 이 집, 상연이 굳은 손이 가꾼 하루가 세월의 결을 따라 흐르는 무언의 사랑을 전한다. 앞으로 다가올 희진과 희정의 소망, 상연의 굳건한 삶이 담긴 KBS1 ‘동행’은 8월 23일 토요일 오후 5시 20분, 할머니와 희자매가 남기는 가족의 숭고한 온기를 통해 세대의 연결과 치유의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