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시구의 깜짝 선물”…추신수, 텍사스 팬심 녹이며 MLB 마운드→레인저스의 전설과 우정
낯선 마운드에 선 순간, 추신수의 미소는 텍사스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추억 속으로 번져갔다. 모자를 고쳐 쓰고 왼손으로 던진 시구가 포수의 미트에 도착하는 순간, 환호와 박수가 힘차게 쏟아졌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초청으로 다시 찾은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추신수는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시간을 팬들과 함께했다.
23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펼쳐진 텍사스 레인저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경기 전, 추신수는 선명한 붉은 유니폼을 입고 시구자로 나섰다. 등번호와 이름이 전광판을 수놓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현역 시절의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됐다. 앳된 신인 시절부터 텍사스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시간들이 박수와 함께 되살아났다. 스타디움 곳곳에는 그의 친필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의 줄도 이어졌다.

추신수는 “여러 번 시구 요청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시간을 낸 만큼 특별했다”며 “자신을 기억해주는 구단과 팬들에게 깊이 감사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1,652경기 출전, 통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의 기록을 남겼고, 텍사스와 클리블랜드 양팀에서 주전 선수로 사랑받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이날 행사는 그와 팬들에게 모두 각별한 의미를 남겼다.
또 이날 경기 전에는 추신수와 오랜 우정을 이어온 아드리안 벨트레의 동상 제막식도 함께 열렸다. MLB 영구결번의 주인공인 벨트레는 최근 SSG 랜더스 2군 선수단에게 강연을 전하기도 해, 한미 야구를 잇는 가교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두 전설의 만남에 팬들은 더욱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의 여운은 경기장 너머로 오래 남았다. 추신수와 벨트레가 남긴 긴 여정과 우정, 그리고 팬들이 모은 환호의 온도는 늦여름의 저녁을 특별하게 채웠다. 경기는 미국 현지에서 성대히 치러졌으며, 추신수의 특별 시구는 그라운드 위에 또 하나의 추억으로 각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