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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핑크빛 툴루즈가 깨어난 순간”…프랑스 옥시타니 포근함→기적의 풍경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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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속으로, 핑크빛 툴루즈가 깨어난 순간”…프랑스 옥시타니 포근함→기적의 풍경 물결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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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의 발길이 닿는 곳곳마다 시간의 결이 촘촘히 스며드는 풍경들이 펼쳐졌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지역의 덜 알려진 골목과 광장, 그리고 신비로운 자연을 따라 시청자에게 새로운 감동을 전달했다. 핑크빛 벽돌의 툴루즈에서 시작된 여정은 중세의 기억과 청춘의 생동감을 머금은 거리, 가슴 깊이 울리는 기적의 공간을 차례로 밟아나가며 보는 이들에게 잊었던 꿈의 조각을 다시 꺼내게 했다.

 

툴루즈는 붉은 흙이 물들인 도시의 얼굴과 젊음의 기운이 어우러져,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살아 있는 듯한 문화의 숨결을 보여줬다. 카피톨 광장과 생 세르냉 성당에서는 오래된 돌담 사이로 지난 세월이 이어지고, 해 질 녘 갸론 강 위 생 피에르 다리에서는 노을과 청춘의 웃음 소리가 뒤섞였다. 자유롭고 기이한 매력이 엿보이는 할 드 라 머신에선 상상력이 분주히 움직였다. 이곳에서 만난 미노타우르스와 독특한 기계들의 세레머니는, 여행자의 발길을 붙들며 도시의 낯선 설렘을 배가시켰다.

핑크빛 툴루즈와 기적의 로드…‘걸어서 세계속으로’ 프랑스 옥시타니 여행기→대자연과 인간의 시간을 걷다 / KBS
핑크빛 툴루즈와 기적의 로드…‘걸어서 세계속으로’ 프랑스 옥시타니 여행기→대자연과 인간의 시간을 걷다 / KBS

로카마두르의 중세 요새 마을로 들어선 길목은 협곡의 절벽과 층층이 이어진 계단이 독특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216개의 계단 끝에 자리한 노트르담 성당 앞 검은 성모상은 수많은 이들의 염원을 고요하게 어루만졌다. 돌로 쌓인 담과 무성한 담쟁이는 마을 전체에 오래된 시간의 흔적을 남겼고, 각자의 인생사가 세월을 따라 흐르듯 평온한 질서 속에 놓여 있었다.

 

파디락 동굴의 어둠길로 들어서자 태초의 시간을 닮은 자연이 낯선 두려움과 경외를 건넸다. 깊은 지하에서 기다리던 거대한 종유석과 어둠 속 낙수 소리는 인간이 잊고 지내던 신비와 경이로움을 일깨웠다. 이어진 여정에서 여행자들은 유럽 최고 높이 협곡을 달리는 아르투스트 열차에 몸을 싣고, 다채로운 에메랄드빛 호수와 겨울의 잔설이 남은 봉우리들이 이어지는 파노라마 풍경을 만났다. 아르투스트 호수에서 잠시 멈춘 발걸음은 대자연의 선의를 다시금 실감나게 했다.

 

루르드는 성모의 기적이 깃든 도시로, 해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순례자들이 마음속 바람과 소망을 담아 촛불을 밝히는 장소다. 성로사리오 성당과 성모 발현 동굴, 밤의 촛불 미사는 누구에게나 치유와 희망의 순간을 남겼다. 그리고 피레네 국립공원의 고브 호수와 비뉴말산 정경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자연의 숨 결을 그대로 전했다. 과거 무역길의 기억과 겨울의 잔설이 남아 있는 봉우리는 여행자들에게 묵직한 위로를 건네며, 인간과 대지가 공존하는 이방의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남겼다.

 

중세의 신화와 현실,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섞인 옥시타니의 시간은 여행자를 향해 항상 새로운 대화를 건넸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는 한 걸음마다 세월과 감정의 결을 어루만지며, 보통의 삶에 이국적 위로와 설렘을 더했다.

 

프랑스 남서부의 다채로운 이야기와 대자연의 포근함은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통해 오는 7월 19일 토요일 오전 9시 40분, KBS 1TV에서 시청자와 만날 예정이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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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계속으로#프랑스옥시타니#툴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