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현실을 꿰뚫는 악당의 눈빛”…파인: 촌뜨기들, 서늘함과 인간미 공존→서사에 긴장감 폭주
류승룡이 돌아왔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의 첫 에피소드들이 베일을 벗으며, 류승룡이 그려낸 생계형 악당 오관석의 삶은 무심한 듯 치열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모든 순간을 몸으로 살아내는 배우 류승룡의 눈빛, 짙은 정서와 단단함이 교차되는 장면마다 1977년 배경의 긴장과 흡인력이 고조됐다.
오관석(류승룡)이 조카 오희동과 나란히 목포로 향하는 여정, 송사장과 맞붙는 치열한 거래에서 배어나는 자기만의 처연함은 복잡하게 얽힌 인물들의 서사와 맞물리며 극에 많은 층위를 더했다. 특히 바닷길에서 전설의 ‘꾼’ 김 교수 일행과 마주한 장면은 이야기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렸고, 시청자들은 오관석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류승룡은 거래를 주도하며 날카로운 현실 감각을 드러내고, 조용히 일상을 기록하는 메모 습관이나 감정이 흔들릴 때마다 빨래에 몰두하는 섬세한 행동마저 놓치지 않았다. 언제든 해낼 수 있다는 집요한 의지와 동시에, 가족 앞에서는 쉽게 꺼내지 못하는 성장통이 희미하게 번져나왔다. ‘성실한 악당’이라는 명제를 두고 류승룡만의 깊은 인간적 해석이 담긴 연기가 배우의 내공을 입증했다.
전작 속 단선적인 악역과 달리 오관석은 묵직한 본성과 순간순간 스치는 인간적인 망설임을 오가며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관객 앞에 섰다. 서로 다른 의도를 품은 등장인물들이 연이어 얽히고설키는 과정, 그리고 매회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오관석의 과거와 미래, 나아가 1970년대 촌뜨기들의 세계를 한층 생생하게 그려냈다.
‘파인: 촌뜨기들’은 디즈니플러스 특유의 섬세한 편집과 감각적인 연출력, 그리고 촌뜨기 군상극이라는 시선으로 한국적 드라마의 삶을 새로운 결로 확장시켰다. 서서히 쌓여가는 오관석의 집념, 드러나지 않은 속내, 가족과 목표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복합성이 서로 겹쳐지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생계와 욕망, 유혹과 지키고 싶은 것 사이에서 치열하게 움직이는 류승룡의 연기는 결국 ‘악당’의 정의마저 뒤흔드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류승룡이 주연을 맡은 ‘파인: 촌뜨기들’은 총 11부작 시리즈로 매주 수요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며, 이미 첫 1~3회에서 복잡하게 얽힌 인간군상의 새로운 파노라마를 선보이고 있다.